지난해에 이어 실시되는 이 캠페인은 생명을 내어주신 그리스도의 사랑을 본받아 이웃에게 새 생명을 나누는 실천의 자리로 마련됐다. 사순절 생명나눔 캠페인에 많은 신자들의 관심과 참여를 기대한다.
강남 성모병원 인공신장실에서 혈액 투석 치료를 받고 있던 김 마르코(57)씨는 『신장이식만이 건강하게 살 수 있는 길인데 이제 희망조차 보이지 않는 것 같아 참담한 심정』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지난 87년 고혈압으로 만성신부전증에 걸린 김씨는 이미 누이동생의 신장을 이식 받은 경험이 있다. 그러나 수술 1년 후 다시 시작한 직장생활로 건강이 악화되자 92년부터 이곳 인공신장실에서 혈액투석 치료를 받고 있다.
혈액투석이란 신장이 노폐물을 걸러내는 기능을 하지 못할 때 신체의 혈액 전량을 치료기를 통해 순환시키며 노폐물을 정화하는 과정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한주일에 세 차례씩 치료를 받아야 하며 한 번에 4시간 정도가 소요된다. 또다른 치료법인 복막투석의 경우 하루에 4번, 6시간마다 투석을 해야 한다.
만성 신부전증 환자들이 이렇듯 고통스럽고 지난한 치료에서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바로 신장이식이다. 혈액투석이든 복막투석이든 엄밀히 말해 현상유지의 차원이지 병을 고칠 수 있는 치료법은 아니기 때문이다.
김씨 역시 두 번째 이식수술을 위해 95년 신장이식을 신청했고 5년여의 기다림 끝에 지난 2000년 드디어 이식 기회를 맞았다. 그러나 수술비가 없던 그는 기회를 포기해야만 했고 그 후 두 차례의 기회도 번번이 놓쳤다. 이제는 자격이 없어져 처음으로 돌아가 다시 신청을 해야 하는 상태다.
『치료를 받으려면 직장생활은 불가능하고 치료비는 들어가니 생활고가 더해갑니다. 그야말로 이중, 삼중의 고통이죠. 더군다나 국립장기이식관리센터(KONOS)로 장기기증 체제가 바뀐 뒤로는 이식기회마저 줄었어요. 요즘 들어 병원에서 이식 수술했다는 환자를 본 적도 없고 뇌사자 장기기증은 그 누구도 기다리지 않는 상황이에요』 이러한 사실은 인공신장실의 많은 환자와 간호사들이 공통적으로 지적하는 부분이다. 인공신장실의 이명자 간호사는 『국립장기이식관리센터 출범 이후 뇌사자 신장이식 사례를 거의 본 적이 없다』며 『오래 기다리다 포기하는 환자들도 늘어나고 순서가 오더라도 신체조건이나 경제여건이 맞지 않아 이식 받지 못하는 환자들도 많다』고 말했다.
김미경(가타리나) 수간호사는 『신부전증은 만성질환인 만큼 환자와 가족들이 오랜 투병기간을 견디지 못하고 몸과 마음을 다치는 경우가 많다』며 『핵가족화로 가족간 장기이식마저 점점 어려워지는 상황에서 장기기증운동 활성화와 함께 보다 근본적인 문제 해결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한 만성신부전증 환우가 강남성모병원에서 혈액투석을 하고 있다.
■ 장기기증 의의와 방법
한마음 본부에서 신청서 배포
적법 절차에 따라 등록증 발급
우리가 타인에게 기증할 수 있는 장기는 뇌사시에만 가능한 심장, 간, 폐, 신장, 췌장, 각막이 있고 사후에 안구와 시신기증을 할 수 있으며 생존시에는 헌혈과 조혈모세포 기증을 할 수 있다. 이 모든 것을 합쳐 장기기증이라고 부른다.
1956년 교황 비오 12세는 치료나 연구를 위한 장기기증에 대해 윤리적, 의학적 으로 동의하고 사랑과 생명의 나눔 차원에서 이를 장려하고 있다. 흙으로 돌아갈 육신을 병고에 시달리는 이웃에게 나누는 행동이야말로 자신의 생명을 내어주신 그리스도를 본받는 참사랑의 실천이라고 교회는 가르친다.
한국교회내 장기기증운동은 89년 개최된 제44차 세계성체대회를 계기로 한마음한몸운동본부 장기기증부와 교회 병원을 중심으로 이루어져 왔다. 현재 한마음한몸운동본부에는 1만4000여명의 장기기증자가 등록한 상태다.
한마음한몸운동본부(02-727-2270)에서는 장기기증 신청서 양식을 문의자들에게 배포하며 이를 작성해 제출하면 적법한 절차에 따라 장기기증 등록증을 발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