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오는 3월 5일 정년퇴임을 앞둔 가톨릭대 음대 작곡과 최병철(안드레아·65) 교수. 1960년 서울대 음대 졸업 후 제물포고, 성심여고에서부터 교편을 잡아왔던 최교수의 음악여정은 가톨릭대 음악과 창설 때부터 오늘까지 이어지고 있다.
학교를 떠날 뿐 음악을 떠나는 것은 아니라며 정년퇴임에 마침표 대신 쉼표를 찍는 최교수는 학교를 떠나는 기분이 어떠냐는 물음에 너털웃음을 지으며 『일생을 다 바쳤다』는 말로 대신했다.
40여년의 긴 여정동안 교수로서, 음악인으로서 최교수가 뿌린 씨앗은 엄청나다. 그가 길러낸 제자들만 1500여명이며 그 동안 써온 곡들만 해도 680여곡 정도.
모교 교수로 부임한 최동순 교수를 비롯해 백남용 신부(서울대교구 성음악 감독), 김종헌 신부(대구대교구 가톨릭음악원장), 김정선 수녀(대구 뿌에리 깐또레스 합창단 지도), 서행자 수녀(대구 포교 성 베네딕도 수녀회) 등 교회 안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이들 다수가 최교수의 제자들이다.
미사곡만 200여곡 만들었다는 그는 가톨릭성가집을 직접 엮어내기도 했다. 수많은 미사곡, 칸타타, 합창곡을 비롯해 낯익은 성가 「그리스도 왕국」「즈가리야의 노래」「성모송」「수도자의 기도」등 모두 최교수의 작품이다.
곡을 쓴것 만큼이나 연주회를 많이 가졌던 최교수. 오라토리오 서울 합창단, 부천시립합창단 등을 창설해 정기연주회를 갖고, 기타 다양한 음악회를 개최해 관객들에게 감동을 선사하는 일도 꾸준하게 해왔다.
수많은 제자들을 길러냈을 때, 그가 만든 미사곡이 성당에서 불려질 때, 음악회 때 감동을 전할 때 음악인으로서 보람을 느껴왔다는 최교수의 오늘은 하루 아침에 이뤄진 것이 아니다.
작곡을 시작하면 일주일 이상 밤을 새는 것은 기본이고 하루 4시간 이상 자 본적이 없다. 선율이 떠오를 때면 언제 어디서든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곡을 만드는 열정을 단 하루도 멈추지 않았다.
「곡을 만드는 사람과 듣는 사람 사이에 존재하는 것이 음악」이라고 말하는 최교수. 작곡가의 창작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듣는 이들과 함께 공유할 수 있는 것이 진정한 음악임을 강조한다.
최교수는 최근 활기를 띠는 교회음악에 대해 작은 바람을 가져본다. 우후죽순격으로 활동할 것이 아니라 교회음악이라는 공감대를 함께 갖고 전국 교구의 다양한 음악단체가 서로 대화하며 하나의 구심점을 이루어가길 바란다.
퇴임 후에도 명예교수로 남아 대학원 강의를 맡는 최교수의 앞으로의 계획은 여전히 음악과 함께 하며 음악과 머물러 있다.
『초창기 만들었던 설익은 음악들을 돌아보고, 새로운 곡을 만들어볼까합니다. 최병철의 음악적 색깔을 유지하면서 사람들이 더 쉽게 음악에 접근하고 다가설 수 있는 그런 곡을 만들었으면 해요』
1961년 동아콩쿨 제1회 작곡부 수석상을 수상한 최교수는 서울대 음대, 미국 미시간 주립대 대학원을 졸업했으며 서울대, 이화여대, 중앙대 강사를 지냈다.
서울 가톨릭합창단 상임 지휘자, 부천시립합창단 상임지휘자, 부천시립예술단 총감독을 역임한 최교수는 오라토리오 서울 합창단 지휘를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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