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의 존재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많은 신자들 중에는 교회가 학교나 병원을 운영하고 복지시설에 많은 관심을 보이는 것을 두고 교회의 존재이유를 혼돈하는 경우가 많다.
어려움에 처한 이들을 돌보고 가진 것을 나누는 일련의 활동들도 궁극적으로는 간접선교를 위한 하나의 방법에 불과하다. 그러나 많은 신자들 중에는 선교를 「해도 되고 안해도 되는 것」으로 잘못 이해하며 『선교할 수 있으면 좋지요?』라는 식으로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다.
유일한 사명이며 의무
한마디로 선교는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주어진 유일한 사명이자 의무이며 신앙의 핵심이다.
따라서 선교의 사명을 받은 바오로 사도는 S㾍가 복음을 전한다 해서 그것이 나에게 자랑거리가 될 수는 없습니다. 그것은 내가 마땅히 해야 할 일이기 때문입니다S㞅고 말할 정도로 선교의 사명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설명해주고 있다.
선교의 이런 중요성을 감안한다면 가톨릭신문이 창간 70주년을 기해 조사한 신자의식 조사결과는 충격으로밖에 받아들일 수 없다.
「지난 1년간 이웃이나 비신자들에게 성당에 나올 것을 권유해 본 경험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26.5%만이 경험을 갖고 있다고 응답한 반면, 전체 응답자중 73.5%는 거의 없거나 전혀 없다고 응답했기 때문이다.
10명 중 겨우 2∼3명 정도의 신자들만이 이웃이나 비신자들에게 그리스도를 전하려 했을 뿐 나머지는 선교에 별 관심이 없었다는 설명이다.
더욱 충격인 것은 10년을 주기로 조사한 이 설문에서 10년 전 보다 더 많은 신자들이 입교권유에 소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점이다.
최근 들어서는 대대적인 선교운동이 이어져 선교에 대한 관심이 다소 높아지긴 했으나 신자들의 선교열의나 선교실천은 아주 미미한 수준이며 갈수록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물론 일선 선교전문가들은 선교열의가 이처럼 낮은 이유로 신자 스스로 확신 없는 신앙생활을 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하기도 한다.
이웃이나 비신자들에게 그리스도를 전할 수 있기 위해서는 먼저 자신부터 내적으로 복음화가 이루어져 그 복음의 기쁨을 남에게 자신 있게 전할 수 있어야 하는데 그 확신이 없기에 선교열의는 자연히 소극적으로 나타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교회의 존재이유가 선교에 있고, 선교가 신앙의 핵심이라고 한다면 이같은 지적이야말로 신앙의 핵심을 살지 못했다는 결과가 아닌가?
선교는 전문가들에게만 맡겨 둘 수도 없고 하느님 백성 모든 구성원들에게 책임이 있다. 따라서 개인은 물론 본당의 조직이나 기관, 단체 등 모든 조직은 선교적이어야 하고 선교를 위한 조직으로 의식이 변화돼가야 한다.
선교열은 교회활력
선교는 아랑곳 없이 기관이나 단체 운영에만, 또 본당 활동을 열심히 하면서도 단 한사람의 입교권유조차 하지 않는 경우 등은 뭔가 잘못된 일이 아닐 수 없다.
혼자 기쁨을 삭이기가 아쉬워 그리스도를 이웃에게 전하고 싶은 충동을 느낄 수 있도록 내적복음화를 이룬 가운데 그 기쁨을 두려움 없이 이웃에게 전할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 맛나는 음식을 사랑하는 가족과 이웃에게 나누어주고 싶은 충동을 느끼는 것처럼 그리스도의 생명인 복음을 이웃에게 전하는 마음자세가 요청된다.
교회의 선교사명에서 「선교열은 언제나 교회 활력의 표지」임을 강조하듯 자신의 선교열의는 스스로 신앙을 견고케 하고 믿음을 심화시킬 수 있음을 깨닫는 자세가 필요할 것이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