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 혼란과 개혁시대에 일어난 영성
3)수도원의 쇄신 운동
(6) 까말돌리회
성 베네딕도의 수도 규칙을 따르는 이 수도회는 이탈리아에서 성 로무알도에 의해 창설됐다. 이 수도회는 독수생활에 맞춘 성 베네딕도의 규칙을 따르는데 독특한 정신과 목적은 주로 관상생활이다. 로무알도는 자신이 개혁한 여러 수도회와 추종자들에게 독특한 정신을 부여하였으나 언제나 성 베네딕도의 정신을 이어 받는다고 주장하였다. 로무알도는 베네딕도의 규칙에 몇 가지 전통과 관습을 부가하였고 폰떼 아벨라나에서 성 베드로 다미아노에 의해 보완되었으며 1080년과 1085년 사이에 복자 루돌프에 의해 회헌이 완성되어 완전한 체제를 갖추게 되었다.
성 로무알도는 은둔자들을 함께 모아 수도원을 만들어 은수생활을 하게 하였다. 그가 구상한 수도원 제도는 다음과 같은 사고에 기초를 두고 있었다. 수도원과 은둔처는 한 단위를 구성하며 상호 보완한다. 규칙은 한 장상이 집행하고 회원들은 모두 한 가족을 이루며 모두 완덕과 관상을 최고 목표로 하여 점진적으로 성장해나간다. 초심자들은 수도원 안에 거주하고 진보한 이들과 완성된 이들은 은둔처에 거주한다. 이 구상에 있어서 수도원의 기능은 각 수도자에게 독거생활을 준비하는 데 있다. 모든 회원들은 이를 염원해야 하나 오직 장상만이 각 수도자의 준비 기간과 적성을 결정하게 된다. 장상은 수도자를 권면하여 적절한 시기에 은둔처로 보낼 수 있다. 장상의 승인 없이는 어느 수도자도 은둔처로 갈 수 없다. 그리고 수도원에는 행정과 손님 접대, 병자들과 노인들 간호, 수련자 교육을 담당할 회원들도 필요하다. 그러나 수도자는 누구나 관상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로무알도 성인은 은수자들을 위한 규칙을 단식, 침묵 그리고 고독으로 요약하였다. 육체 노동은 관상생활과 조화를 이루어 어느 정도 하도록 배려하였다. 장상의 기능은 수도원 내에서 아버지처럼 모든 것을 관리하고 책임을 진다. 공동생활을 하는 이들은 은둔처에 있는 형제들을 공경해야 하지만 은둔자들은 거만하게 굴어서는 안 된다.
로무알도 성인은 수도자들에게 하느님과 대화하는 것 외에는 침묵을 강조하였다. 그들은 기도하고 거룩한 독서에 힘쓰며 자신을 벌하고 참회하도록 되어 있었다. 그들은 참회의 표시로 반복해서 구부리는 동작으로 땅에 두 손을 닿게 하였다. 이 동작은 사막의 교부들로부터 전해진 것으로써 그들은 기도를 하면서 이런 동작을 되풀이하였다. 그들의 생활은 영혼을 정화시키고 정신을 밝히며 지식을 더하고 지능을 예리하게 하는 데 집중되었다.
은둔처에서는 형제들이 하느님을 찾는 고독 속에서도 서로 도와가면서 수행에 힘쓰고 순명에 의해 지나친 환상에 빠지지 않도록 하였다. 마지막으로 은수자가 완덕의 경지에 이르면 외부에 나가 설교할 수 있었다. 심지어는 이교 지역에 파견되어 순교할 각오로 선교사로 파견될 수도 있었다.
전체적으로 보아 수도원과 은둔처가 적절히 조화를 이루어 수도생활을 하려는 그 이상은 대단히 좋았다.
(7) 성 베드로 다미아노
비참한 어린 시절을 보낸 성인은 교회의 고위 성직자가 되어 그 당시 교회의 쇄신에 주력하였다. 라벤나에서 교육을 받고 사제가 되어 성 로무알도가 폰떼 아벨라나에 세운 수도원에 입회하여 수행생활을 하던 중 수도원장이 되어 성 베네딕도와 성 로무알도의 이상들을 종합하여 규정을 만들었다. 그 결과는 은수 수도 공동체였다. 엄격한 규칙을 준수하여 수행생활에 힘쓰나 합리적인 방법이 그 특징이다. 그는 이 방법이 성 베네딕도의 정신을 적절하게 실천하는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고위 성직자가 된 후 그는 세 가지 뚜렷한 분야, 즉 교구 성직자 생활의 개혁, 수도생활의 쇄신 그리고 교회와 국가 사이의 관계를 조정하는 일에 주력하였다. 정치적이고 외교적인 일 외에도 그는 성서 주석에도 관심을 가져 가톨릭 신앙론과 철학과 신학의 관계를 논하였고 철학은 신학의 시녀라는 표현을 남긴 신적 전능에 관한 저서도 남겼다. 사실 그는 그 당시 가장 박식한 인물들 중의 하나였으며 오리게네스와 성 대 그레고리오의 충실한 제자였다. 교구 성직자들의 생활을 쇄신시키려고 노력한 그의 활동은 그들의 윤리 생활의 무질서와 무지 등을 극복하기 위해서 성서 연구와 여기에 관한 묵상 기도를 강조하였다.
수도생활의 개혁에 있어서는 육체적 극기와 단식 그리고 엄격한 청빈이 강조되었다. 그의 가르침과 충고가 어떤 때는 수도자들과 성직자들의 반발을 사기도 하였으나 그 당시 교회 상황을 쇄신시키기 위해서는 그와 같은 엄격한 지침과 강력한 지도력이 필요하였다. 그의 삶은 엄격하였으나 주 예수님과 성모님에 관한 언급에서는 어린아이처럼 부드럽고 사랑스러운 표현들도 있는 것을 보아 성 로무알도를 닮은 면이 많았다고 볼 수 있다. 1828년 교회는 영성으로 뛰어난 성 베드로 다미아노에게 교회의 박사라는 칭호를 부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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