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얼굴은 어떤 모습일까.
이 시대를 살아가는 수많은 군상(群像)들 속에서 과연 나는 어떤 얼굴을 하고 있을까. 그리고 내 옆을 스치는, 그동안 내가 만나온 사람들의 얼굴은 어떠했을까.
화가 조광호 신부(성 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가 「나의 얼굴을 찾읍시다-조광호 얼굴 초대전」을 통해 익명의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 그리고 바로 나에게 던지는 메시지다.
조신부가 살아온 시간동안 만났던 사람, 그저 머릿속에 떠오르는 사람, 만나고 싶었던 사람들의 얼굴을 만날 수 있는 이번 그림전이 2월 26일부터 3월 7일까지 조선일보 미술관에서 열린다.
조선일보사와 샘터사 공동주최로 마련된 이번 초대전은 지난해 겨울 출간된 「조광호 신부의 그림과 글, 얼굴」의 작품을 직접 만나볼 수 있는 기회로, 200여 가지의 다양한 얼굴과 화가 조광호의 작품세계를 선보이는 자리다.
조신부가 보여주는 얼굴은 다양하다. 음악가, 상인, 노동자, 사제, 가난한 사람, 이웃 아낙네, 친구, 시인, 승려, 이방인, 야곱까지. 그가 지난 40여 년 그려온 얼굴은 이 시대의 반추에 앞서 자신의 고백록과 같은 것이다.
「불행의 치유」「주여 나를 불쌍히 여기소서」「사랑하다 다 타버려라」라는 제목에서 느낄 수 있듯이 어린 시절에 대한 향수와 사제, 화가, 문학가로서 살면서 만났던 수많은 사람들에 대한 연민과 애정, 사랑이 고스란히 묻어나는 초상이기 때문이다. 또한 조신부는 이번 초대전에서 수묵으로 그려진 수많은 얼굴과 함께 동판화, 「불의 화두」 연작의 일환으로 제작된 100호짜리 대형작품도 전시한다.
1972년 성 베네딕도회에 입회한 조광호 신부는 독일 뉘른베르크 미술대학 및 동대학원을 졸업했으며, 열두번의 개인전과 수차례의 단체전을 가졌다.
현재 월간잡지 「들숨날숨」 편집인, 가톨릭조형예술연구소를 맡으면서 작품활동을 하고 있다. 대표작으로는 단일 유리화로 세계적 규모인 부산 남천본당 유리화, 서울 2호선 당산철교 대형벽화, 서울 서소문 현양탑 등이 있으며 국내외 12곳의 성당에 대형 이콘화 및 제단벽화를 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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