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이사야의 메세지는 유배로 처벌받고 있는 백성들에게 위로와 희망을 준다. 막강한 세계사의 권력들 속에서 야훼의 주권을 밝히 드러내 주는 내용으로서 그 저자의 친저성과 구성 및 야훼께 대한 유일신 사상과 보편사상을 살펴보고자 한다.
제2이사야(40~55장)는 원 이사야의 시대인 기원전 8세기가 아니라 6세기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즉, 원 이사야(1~39장) 시대는 유배를 가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예루살렘도 건재했으며 바빌론 제국도 그때는 아시리아 제국의 일개 지방 도시에 불과했다. 이런 사실로 미루어볼 때 바빌론 제국의 말기인 550∼540년에 이사야의 제자로 보여지는 익명의 시인이 40~55장을 기술했다고 본다.
제2이사야는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눈다. 제1부(40~48장)는 바빌론의 멸망과 『고레스』(페르샤 왕)의 승리가 묘사되면서 이방 민족이 도구로 쓰여 이스라엘에게 해방을 알린다. 출애굽을 연상시키는 이 해방은 하느님의 계획과 성실을 강조한다. 동시에 하느님의 계획이 실현될 때 그 다스리심이 우주적인 성격을 띤다.
제2부(49~55장)에서는 하느님의 다스리심은 예루살렘을 기점으로 하여 눈부시게 단장할 것이라고 저자는 확신하고 있다.
하느님이 몸소 이루실 결정적인 구원은 한 사람의 예외도 없이 온 인류에게 베풀어질 것이다.
제2이사야는 하느님에 대한 예언자 자신의 신 개념에 의거한 것으로서 누구보다도 「유일신 사상」을 분명하고 명확하게 묘사하고 있다.
그는 야훼를 아무 도움이나 매개 없이 만물을 만들어낸 창조주로, 천상의 만군과 모든 자연력의 주님으로, 어떠한 세력도 대항할 수 없고 어떤 것도 그분께 비길 수 없는 분으로 표현하고 있다. 반면 이교신들은 아무 쓸데없고 아무것도 아니고 아무 일도 행할 수 없는 나무토막과 쇠붙이로 부르고 있다. 야훼는 처음이요 마지막이며, 오직 한 분의 신이고 그분 외에는 다른 어떠한 신도 없다고 하면서 야훼의 유일성과 주권을 강조한다. 동시에 천상의 재판 장면을 묘사함으로써 이방신들의 무력함을 드러내 주고 있다.
제2이사야는 유배를 이스라엘의 죄에 대한 야훼의 공의로운 심판으로 보지만, 그 심판은 이스라엘을 정화하여 구속하고자 하신 야훼의 의도에서 나온 것이므로 야훼는 본래의 계획을 포기한 것이 아니라고 한다. 즉 야훼는 처음부터 하나의 구원계획을 구상했고, 아브라함과 야곱을 불러 출발점으로 해서 그것이 실현되어 가도록 준비하셨다는 것이다. 심지어 고레스를 야훼의 계획을 실현하는 도구라고 찬양하고 있다. 이렇게 그는 세계사의 문제에 있어서도 모든 일은 야훼의 계획 안에서, 그의 주권과 권능에 의하여 일어나며, 야훼야말로 유일한 참다운 하느님이라는 것이다. 그러므로 구원을 가져다주는 이 하느님을 믿고 의지하라고 이스라엘에게 호소하고 있다. 이러한 가르침을 통해 그는 동포들에게 신앙의 확신과 용기를 가져다주고 있다.
제2이사야는 야훼의 다스림이 온 세상을 포괄하여 유다인들 뿐만 아니라 모든 이방 민족들에게도 미치게 된다고 선언한다. 이러한 사상은 예언자들이 계속 암시해 왔었고 신명기계 학파의 역사서들에서 그 윤곽이 명확히 드러나기도 했었다. 그러나 예언자에게서 뚜렷이 명시적으로 언급되고 있다. 그것은 강대국들 사이에서 시련을 겪으며 세상이 크다는 것을 경험했고, 나아가 하느님의 심오한 지혜와 그 섭리하심을 부각시켜 종교적 보편사상을 강조하고 있다.
이스라엘 백성이 새로 창조될 예루살렘으로 귀환한다는 주제는 유배지에서 겁먹은 채 환멸에 빠진 서민들에게 새로운 장을 열어주면서 바빌론의 우상숭배에 사로잡힐 그 정황에서 위로와 격려로 기운을 북돋우는 데 목적이 있다.
또한 제2이사야는 첫 출애굽을 훨씬 능가한 제2의 출애굽으로 새로운 이집트 탈출이라는 표상을 통해 유배 말기에 쇠잔해진 백성의 신앙에 하나의 불씨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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