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통은 화폐가 나오기 이전인 고대부터 재앙을 피하기 위해 가장 고귀하고 성스러운 물건을 모아 신에게 바친 함에서 유래한다. 오늘날과 같은 저금통은 기원전 3세기경부터 신전에 바칠 용도로 돈을 모았던 토기제품이 최초로 알려지고 있다. 로마시대에도 토기로 만들어진 저금통이 유행했으며 이후 유럽에서는 교회 헌금용 저금통이 주류를 이뤄왔다.
교회에서는 특히 사순시기에 우리의 구원을 위해 고통받으신 예수 그리스도를 기억하며 함께 희생과 나눔의 생활을 권고한다. 재의 수요일에 행하는 단식과 매주 금요일에 행하는 금육도 단순히 형식적인 것이 아니라 절제를 통해 불우한 이웃을 돕는데 그 의미가 크다.
또한 교회에서는 사순 시기가 시작되기 전에 돼지저금통을 나누어준다. 부활주일에 봉헌된 돼지저금통의 돈은 사회복지 기금 등으로 전해지게 된다. 그러나 최근 이 사순절 저금통을 집으로 가져가 돈을 모아 봉헌하는 이들이 많이 줄어들고 있다고 한다. 요즘엔 물질만능주의가 만연해지면서 동전들을 하찮게 보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자그마한 돼지 저금통에 가득 모인 우리들의 정성은 가난하고 소외된 이웃들에게 큰 기쁨과 사랑으로 다가갈 수 있게 도와준다.
많이 가진 자만이 베풀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커피 한잔의 유혹을 참고, 가까운 거리를 한번 걸어다님으로써 아껴지는 작은 동전들. 멀리서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예수님이 가신 길을 함께 하는 작은 길이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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