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13일 재의 수요일을 시작으로 사순시기에 들어갔다. 사순 제1주일부터 사순 제5주일을 지내고 3월 24일 주님 수난 성지주일을 지낸 후 3월 31일, 예수 부활 대축일을 맞게 된다.
그리스도교를 있게 하고, 2000년이 넘도록 그리스도교가 변함없이 사도로부터 이어져 내려오게 한 역사적인 사건인 부활. 우리의 신앙이 있게 한 이 부활의 은총을 듬뿍 받기 위해선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고, 고해성사를 통해 하느님께 고백하는 또 다른 준비를 해야 한다.
고해성사는 나의 통회를 하느님과 교회 앞에 밝히고 인정받는 표시이다.
따라서 본보는 고해성사의 기원과 발전 역사, 고해성사와 관련된 신자와 사목자의 입장을 알아보고 올바르게 고해성사를 보는 방법 등을 연재하면서, 고해성사 받는 것에 대해 부담감을 갖고 있는 신자들이 마음 편하게 고해성사에 임할 수 있도록 도움이 됐으면 한다.
교회에서는 『모든 신자는 일년에 적어도 한번은 고해성사를 받고 영성체하여야 한다』(교회법 제989조)는 교회법에 따라 꼭 고해성사를 받도록 강력하게 권고하고 있다.
한국교회에서는 한국의 전통과 관습에 따라 부활과 성탄 전에 2번 고해성사를 받도록 하고 있다. 이것이 「판공성사(判功聖事)」이다. 그리고 「판공성사」를 통해 제출한 성사표는 교적에 기록하여 신자들의 신앙 상태, 즉 냉담자(쉬는교우)와 행방불명자 파악 등 신자 관리 및 지도하는 사목적 자료가 되기도 한다. 따라서 아무리 혼자서 열심히 신앙생활을 하더라도 판공성사를 받지 않으면 자신도 모르게 냉담자가 되고 행방불명신자가 되어 버리기도 한다. 그러나 이 「판공성사」도 세월이 흐르면서 의무적이고 형식적으로 「부활과 성탄에 앞선 통과의례」로 인식하고 있는 신자가 너무 많다. 다시 말해 예수님의 부활과 성탄을 위한 준비로써 참회와 화해의 성사라는 고해성사의 참된 의미를 깨닫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판공성사는 모든 신자들이 최소한의 신앙생활을 유지하도록 하기 위해 의무적으로 규정해 놓은 것이며 따라서 그리스도 신자라면 적어도 이 의무만은 지켜야 한다는 마음으로 임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교회법이기 때문에 '의무적인 행사'로만 생각하기 보다 몸 속의 병을 치료하듯 영혼의 병을 치료할 수 있는 하느님의 선물로 받아들일 때 올바른 고해성사가 될 것이다.
고해성사 기원
우리는 고해성사를 집전하는 사제를 통해 죄를 용서 받는다. 그러나 사제들도 우리와 같은 사람인데 어떻게 다른 죄인을 용서해 줄 수 있는지 의문이 들 것이다.
고해성사의 시작은 예수 그리스도이시다. 그리스도께서는 당신 제자들에게 죄를 용서하는 권한을 주셨다. 이 권한이 2000년 역사를 이어 오면서 그리스도의 대리자인 사제들에게 주어진 것이다.
죄인을 용서하는 권한은 사제 개인의 권한으로는 불가능하다. 오직 교회로부터 받은 권한으로 고해성사를 집전하고 다른 사람의 죄를 용서하는 것이다. 교회는 이 권한을 그리스도로부터 받았다.
부활하신 다음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성령을 받아라. 누구의 죄든지 너희가 용서해 주면 그들의 죄는 용서받을 것이고, 용서해 주지 않으면 용서받지 못한 채 남아 있을 것이다』(요한 20, 23)라고 말씀하심으로 고해성사를 제정해 주신 것이다.
이처럼 성서에서 분명히 예수 그리스도께서 친히 교회에 죄를 용서하는 권한, 곧 고해성사권을 주었고, 그리스도께서 친히 고해성사를 세웠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 베드로가 예수님을 『살아계신 하느님의 아들 그리스도』(마태 16, 16)라고 고백하자 예수님은 베드로를 교회의 반석으로 삼고 하늘나라의 열쇠를 주겠다고 하면서 『네가 무엇이든지 땅에서 매면 하늘에서도 매여 있을 것이며 땅에서 풀면 하늘에도 풀려 있을 것이다』(마태 16, 19)라고 했다.
이렇게 예수께서 사도들과 그 후계자들에게 죄를 사하는 권한을 주심으로써 세례성사를 받은 후에 죄에 떨어지는 신자들이 은총을 회복하고 하느님과 다시 화해할 수 있기 위한 고해성사를 당신 교회에 세워 주신 것이다 (고해성사 예식서 2항).
예수 부활의 신앙을 받아들임으로써 신자가 된 우리는 내 병을 의사에게 맡기듯이, 진실된 통회로써 영혼의 아픔을 그리스도의 대리자인 사제에게 맡기고 부활을 기다리면서 흠없는 몸과 마음가짐으로 예수님의 부활을 함께 기뻐하기 위해 고해성사로써 깨끗이 씻어 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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