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좋은 기분을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도움을 준 많은 분들을 위해 기도 드리겠습니다』
국제재활원(원장=김상조 신부, 경북 고령군 소재)에서 생활하는 뇌성마비 장애인 이창욱(미카엘·20)군은 인근 성산중학교에 자신이 다니게 됐다는 사실이 마치 꿈만같다.
2월 20일 재활원안에 있는 성산 초등학교 특수학급을 졸업한 이군이 이렇게 일반중학교에 진학할 수 있게 된 것은 본인의 의지와 주위 많은 사람들의 도움 덕분.
『공부의 폭을 넓히고 싶었고 「남들보다 못하다」라는 말을 듣기 싫었습니다. 부지런히, 성실히 학교에 다닐 것입니다』이러한 이군의 열성과 재활원 교사의 배려, 특히 성산중학교 황영재(요아킴·대구 지산본당·56) 교장의 이해가 없었다면 불가능했다.
처음 제의가 들어왔을 때 황교장은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한다. 휠체어를 타는 뇌성마비 장애인이 과연 일반중학교의 수업을 받을 수 있을까? 교사들과 학부모들의 생각은? 다른 학생들은 어떤 반응을 보일까?
그러나 이군을 면담한 후 황교장의 생각은 바뀌게 된다. 이군의 학업에 대한 열의와 진지한 태도에 「어렵지만 가능할 것 같다」란 결론을 내리게 된다.
『학부모들과 선생님들의 호응에 감사드립니다. 「신체적 장애」때문에 이군의 소망을 꺽어버리는 일은 있어선 안된다며 적극적으로 호응을 해 줘 큰 감명을 받았습니다』
황교장은 이군을 맞을 준비를 단단히 하고 있다. 먼저 휠체어가 다닐 수 있게 현관과 복도에 경사로를 설치했고, 화장실을 개조했다. 3년동안 수업을 받을 교실도 1층에 배정했다. 책상도 특수주문해 놓았다. 재활원에서도 이군의 등하교를 위해 전동휠체어를 장만했다.
모든 준비는 완료. 성산중학교 입학식은 3월 4일.
이군은 너무 들떠 잠을 설친다 한다. 『컴퓨터에 관심이 많습니다. 가능하다면 고등학교와 대학교에도 가서 제가 해보고 싶은 공부를 맘껏 하고 싶습니다』
황교장은 이런 이군에게 『너무 큰 꿈을 갖지 말라』고 충고한다.
『공부를 잘하고 못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비장애 학생들에게 뒤처지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며 이를 수용해야 할 것이다. 허황된 마음을 버리고 우선 적응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황교장의 이러한 당부에 『감사합니다』라고 답변하며 환하게 웃는 이군.
몸은 비록 부자유스럽지만 중학교에 다니며 열심히 공부하고 있을 자신을 그려보니 신이 절로 난다.
지난 1월 23~26일 소록도에 가서 말벗 봉사도 해봤다는 이군. 『저보다 어려운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사회의 선입견 때문에 마음까지 고생하는 사람들을 돕고 싶은 소망이 생겨나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이군은 요즘 재활원 교사에게 『영어를 가르쳐 줄 학습봉사자를 구해 달라』고 떼를 쓴다. 늦깎이 중학교 입학이지만 나름대로 만만의 준비를 하고 싶기 때문이다.
뇌성마비 장애를 가진 이창욱군의 일반중학교 입학. 이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어우러지는 세상을 만드는 조그마한 행보이며 이군의 말처럼 사회의 선입견을 없애는 중요한 기회가 될 것이 분명한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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