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의 수난과 죽음, 부활을 다시금 가슴에 되새기는 사순시기, 「십자가의 길」 기도를 봉헌하는 이들이 많아질 때다.
사형선고를 받고 갈바리아산에 이르기까지의 여정, 그 고통을 형상화한 회화나 조각품. 신자들에겐 수난과 죽음을 묵상하는 무엇보다 큰 도구이다.
수원가톨릭미술가회 회장이자 조각가인 박상은(안드레아·62)씨가 「십자가의 길」을 주제로 첫 개인전을 연다. 3월 6일부터 15일까지 서울 명동 가톨릭회관 내 평화화랑에서 열리는 「14처」가 그것.
가톨릭미술가회 단체전을 통해 틈틈이 성미술품을 만들어왔던 박씨는 이번에 「십자가의 길」 6종류 84점을 전시한다. 석고, 목각, 주물 등 다양한 재료로 만들어진 「십자가의 길」을 선보이는 이번 전시에서는 환조주물도 있어 눈길을 끈다.
소박하고 낮은 자의 박씨 모습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이번 작품들은 단순하고 절제되면서도 사실적으로 묘사돼 누구나 각 처마다 이미지를 쉽게 알아볼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이것은 작품으로서의 「십자가의 길」이 아니라 할머니든 아이들이든 누구나 쉽게 기도할 수 있는 기도의 도구로서 먼저 쓰여져야 한다는 작가의 의도 때문이다.
서울대 조소과를 졸업한 박씨는 MBC, KBS 미술부에서 방송미술을 해왔으며, 수원가톨릭미술가회 정기전, 성물성화전에 작품을 출품해왔다.
이번 전시는 서울 전시에 이어 3월 16일부터 22일까지 수원교구청에서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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