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서 독일인이 바라본 「의사 안중근」은 과연 어떤 인물일까. 영웅인가 아니면 암살자인가.
200년 전통의 독일 베를린 헤벨극장에서 초연돼 유럽인들을 감동케했던 안중근 오페라가 한국에서 다시 한번 감동의 무대를 재현한다.
한·독 공동투자, 제작된 창작 오페라 「안중근 손가락」이 3월 5일부터 8일까지 서울 한국전력회관 아츠풀센터에서 그 막을 올린다.
이번 오페라는 기라성 같은 독일의 오페라 연출가 프랑크 크룩(Frank krug)과 극작가 알버트 오스터 마이어(Albert Ostermaier), 아시아적 사고와 감성에 친숙해있는 작곡가 하인츠 레버(Heinz Reber)가 안중근을 냉철한 시각으로 들여다보고, 동양과 서양의 음악적 조화 안에서 작품의 완성도를 높인 역작 가운데 역작이다.
커튼콜 후 6번의 앵콜박수를 받았던 오페라 「안중근…」은 단지(斷指)한 안 의사의 손가락에서 「애국」「독립」「암살」「죽음」이라는 화두를 끌어냈고, 「한국의 영웅 안중근」을 넘어서 「세계 평화를 주장한 안중근의 동양평화론」을 객관적으로 그려냈다.
제3자인 독일인이 하나의 이데올로기에 초점을 맞추기보다 역사적인 사건에서 진리를 끌어내 보다 거시적인 관점에서 인간 안중근과 그의 사상을 조명하고, 한국인 안중근을 세계에 알렸다는데 이번 오페라는 큰 의의를 갖는다.
오페라는 독일인 반창고 판매원이 한국을 찾아 안중근 의사 동상을 마주보고 서서 당시의 상황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서사적인 방식으로 전개된다.
현재 한국사회 안에 애국자 안중근이 남긴 것이 무엇인지, 진정한 평화와 화해가 죽음을 통해 가능한 것인지 그의 생애를 통해 묻고 답을 찾는다.
이번 오페라에서는 한국인(안중근 의사), 독일인(외판원), 일본인(여검사), 프랑스인(신부) 등 등장인물들 모두 각국 나라의 오페라 연기자들이 공연, 4개국어로 노래해 눈길을 끈다.
또한 현악 6중주와 거문고, 장구 등 한국과 유럽의 음악을 조화시켜 관객들의 이목을 집중시켰고 큰 호응을 얻었다.
「팁 베를린(Tip Berlin)」「베를린 자이퉁(Berlin Zeitung)」등 독일언론은 『「안중근…」은 기존의 작품을 초월한 것이었으며, 서양과 동양의 음악전통이 조화를 이룬 작품』이라며 극찬했다.
이번 공연을 기획/제작한 극단 동임 김동임 대표는 『안중근 의사를 한국의 영웅으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그가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했던 15가지 이유를 짚어보고 그 배경을 통한 죽음의 철학을 이야기하고 싶었다』며 기획의도를 밝혔다.
또한 안중근 기념사업회 이사장 함세웅 신부는 『하늘에서도 독립을 위해 힘쓸것이라는 안의사의 유언을 지금도 지키지 못하고 분단의 상황에서 그분의 유해조차 찾지 못한다는 게 부끄럽다』면서 『외국작가가 묘사한 설득력 있는 이 오페라는 오늘의 후손들에게 많은 것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안중근 기념사업회와 극단 동임은 이번 오페라에 이어 일본, 중국, 이탈리아, 프랑스, 스위스 등에서 순회공연을 펼칠 계획이며, 안중근 시집, 안중근 자서전, 안중근 오페라 대본 등을 독일어로 출간하는 등 안중근 의사 알리기를 세계로 확산시키고 있다.
※공연문의=(02)436-7142, 786-6240, 1588-78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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