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훼의 종의 노래」라고 일컫는 네편의 단편은 한 이름 모를 신비로운 인물이 등장하여 대속적인 그의 고난을 통해 구원이 현실화되는 동시에 보편화를 이룬 내용이다. 우리는 「야훼의 종의 노래」가 전하는 해방과 위로의 메시지를 살펴 보고자한다.
첫째, 42장 1~7절은 하느님이 종을 나타내 보이신다. 그는 이스라엘의 예언자들이 하듯이 과연 사명을 남김없이 완수하지만 성공은 거두지 못한다.
둘째, 49장 1~6절은 종이 자신의 사명을 설명하는 부분으로 1~3절에서는 하느님께 선택받아 뽑혔으며 그의 임무는 이스라엘을 하느님께로 돌아오게 하는 것이다. 하느님을 따르는 이스라엘의 태도가 너무나 불충했으나 남은 자를 통해 세상에 구원을 이룩하시려는 하느님의 계획은 원대하다(5~6절).
셋째, 50장 4~9절 이 부분에서도 종은 다른 사람들에게 자기의 존재와 사명과 그 수행의 역사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종은 천성적으로 하느님께 절대적인 신뢰를 두고 있으며 그래서 자신의 수난에 대해서 적극적인 태도를 보여준다.
넷째, 52, 13~53, 12은 구원을 위한 종의 수난을 전한다. 하느님은 당신이 선택한 종을 승인하고 그의 겸허로 인한 결과로 높임을 받을 것이라고 보증하신다.
이 네편의 노래는 모두 겉으로 보기에 실패로 끝난 한 인간이 자기를 바쳐 남을 구원한다는 의미를 분명히 내포하고 있다. 즉 이 야훼의 종은 이름 없이 그저 종이라고만 하는 어느 신비스런 인물을 묘사하고 있으며 그는 하느님께 직접 부름을 받아 이스라엘과 모든 이교인들에게 예언 사명을 수행한다(42장). 그는 이스라엘의 예언자들이 하듯이 자신의 사명을 오롯이 이행하지만 성공을 거두지 못한다(49~50장).
이와 같이 첫번째에서 세번째 노래와 네번째 노래 사이에 종에 대한 적의가 증오로까지 번지고 끝내 종은 잔학하고 수치스러운 죽음을 당한다. 그러나 이 종은 모든 고난을 사람들의 죄를 대신하여 겸손하면서도 인내롭게 견디어 냄으로써 그는 사람들을 위해 하느님의 용서와 구원을 받아낸 후 높이높이 현양된다(52, 13~53, 12).
넷째 노래의 첫 마디가 하느님의 말씀으로 시작된다. 『이제 나의 종은 할 일을 다 하였으니 높이높이 솟아오르리라』(52, 13). 이는 당신 종이 고난을 감수함으로써 구원의 도구 역할을 모두 수행한 것을 예언자에게 친히 들려주는 말씀이다. 그래서 예언자는 이 종의 비극적 최후를 눈으로 본 듯이 생생하게 묘사하여 읽는 이로 하여금 대속적인 종의 모습을 가슴 깊이 새겨두게 한다.
이 노래에 묘사한 종은 완벽한 야훼의 종이요 자기 백성을 모으는 자이며 민족들의 빛이다. 이 종은 참다운 믿음의 길을 설교하며 자기의 유일회적인 목숨을 바쳐 백성의 죄를 없앤다는 것 때문에 하느님으로부터 고양(高揚)된 장차 올 메시아적 성격을 가진 영광의 종이다.
이 야훼의 종의 노래는 복음을 미리 말한 것과 같다. 인류의 스승이시요 구원자이신 예수님은 이 고통 당하는 종의 모습에서 자신의 정체와 사명을 발견하신다(루가 22, 19~20, 37 마르 10, 45). 또 초대교회의 사도들은 이 종의 노래에서 가장 완벽한 하느님의 종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고 본다(마태 12, 17~21 요한 1, 29).
참 해방과 구원이란 바로 죄로부터의 해방임을 가르치며, 그리고 무죄한 이의 고난과 죽음을 통해 하사 받은 구원에의 선물은 분명 새 차원의 삶을 열어준 새로운 메시지이다. 그분의 고통은 다른 어떤 것과도 비교할 수 없는 성질의 것이며, 그 고통 뒤에 따른 영광 또한 무한한 것이다. 유한한 지성과 의지를 가진 우리가 해방의 기쁨에 동참하기 위해서는 그분이 가신 길을 따르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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