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가 잘 할 수 있을까」라는 말이 사라질 때가 정말 제가 제 위치에서 잘하고 있을 때라고 생각합니다』
올해 처음 여성장교를 배출하는 육군사관학교에서 당당히 전체차석으로 졸업하는 강유미(율리아·23) 생도는 남성들과 어깨를 겨뤄 나가겠다는 당찬 포부를 밝혔다.
「금녀의 집」이었던 육사가 지난 98년 처음으로 여성들에게 문호를 개방하자 그해 전체수석으로 입학하기도 했던 강씨는 자신의 삶이 군대라는 사회 속에서 하느님의 영광을 드러내고 함께 하는 이들이 신앙의 열매를 맺는데 보탬이 되고 싶다는 마음을 엿보이기도 했다.
남자생도들과 똑같이 유격훈련을 비롯한 공수훈련 등 고된 군사훈련을 받으며 힘에 겨워 울고 싶을 때면 묵주기도에 의지했다는 그는 앞으로의 삶에서도 자신의 가장 든든한 무기는 기도일 것이라고 말한다. 누구보다 믿음의 끈에 의지하는 삶이었기에 가톨릭생도회 부회장 등으로 활동하며 생도시절 내내 주위 동료를 먼저 배려하는 모범을 보이기도 했다.
육군 중령으로 예편한 아버지 강일두(야고보·51)씨의 삶이 지금의 길을 걷는데 가장 큰 힘이 됐다고 말하는 강씨는 자신의 첫걸음도 이미 아버지를 따라 보병병과를 선택해놓은 상태다.
『아무리 어려울 때도 흔들리지 않으셨던 예수 그리스도의 삶을 몸소 따르셨던 아버지처럼 살고 싶습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아파하는 이들이 쉽게 찾을 수 있을뿐 아니라 자신을 낮춰 다가가는 신앙인의 모습으로 살겠다는 것이 육사 교정을 떠나는 강씨의 다짐이기도 하다.
군 일선에서도 여성을 선뜻 받아들일 수 있는 때가 하루빨리 올 수 있도록 밑거름이 되겠다는 포부를 밝히는 강씨는 군문(軍門)에 새롭게 뿌려지는 튼실한 겨자씨라는 느낌을 갖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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