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고기」 표시는 로마시대에 그리스도교 신자들간 「신자」임을 드러내는 은밀한 상징이었다. 영화 「쿼바디스」에서도 이러한 물고 표시를 이용한 신자들끼리의 만남 모습이 목격되기도 한다.
한국의 박해시대에도 천주신앙을 드러내는 비표가 있었을까.
인천가톨릭대학교 이석재신부가 초기 한국 가톨릭교회 신자들의 비표를 학술적으로 연구하기 위해 수집 및 제보 접수에 나서고 있다.
『전남 곡성 당고개 점굴에서 발굴된 십자표가 있는 벽돌이라든가 관청리의 십자표 기와 등을 예로 들 때 한국교회에도 박해를 피해 살던 초기교회 신자들이 약속된 신자 표식을 사용했음이 추측됩니다』 이신부는 『벽돌 기와뿐 아니라 옹기 뚜껑이나 떡살 등에도 십자 표시가 있는 경우가 발견되고 있다』면서 『구교우 출신 신자들 중에서 집안에 전해져 오는 유품들을 소장하고 있다면 연락해 달라』고 당부했다.
옹기 기와 등 3000여점의 천주교 비표를 개인적으로 모아온 한 신자가 보다 체계적이고 학술적인 연구를 의뢰해 옴으로써 비표 수집에 적극 나서게 됐다는 이신부는 『후배 신자들이 선배 신자들의 삶을 잊지 않고 그 마음과 정신을 되새길 수 있는 큰 계기가 될 수 있을 것 같다』고 그 의미를 밝혔다.
『성베네딕도수도회 독일 오틸리엔 모원을 방문했을 때 수도회 한국 진출 당시 한국신자들의 신앙적 유품들 뿐만 아니라 복식이나 당시의 모습을 재현한 전시관을 보고 감탄한 적이 있습니다. 신자들의 모습과 한국인의 그때 생활상을 확연히 알 수 있는 공간이었죠. 이처럼 신앙 선배들의 삶의 모습을 찾아 연구하고 나누는 작업은 초기교회 순교정신에 더욱 관심을 갖게 하는 기회가 될 것입니다』
※연락처=(032)937-8122 017-332-1132 dudol @ icc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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