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총회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으로는 주5일 근무 실시에 따른 사목적 대처 방안에 대해 주교회의 차원에서 처음으로 공식적인 논의를 시작했다는 점과 '가톨릭 교회 교리서' 우리말 번역본 승인, 전국 전산화 통합 추진 문제 등이다.
▨ 주5일 근무제
주교회의에서 주5일 근무제 시행으로 예상되는 사회적 변화와 교회 생활에 미치는 영향들을 논의한 것은 그만큼 이에 따른 변화의 깊이와 폭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주5일 근무제는 이르면 올해 7월부터 단계적으로 시행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에 대해 신자들은 물론 교회 전체 차원에서도 이에 대한 인식이 매우 미미하고 또 일부 교구의 경우 이에 대한 적극적인 대안 마련을 위해 고심하고 있기는 하지만 특별히 뾰족한 대안이 마련되어 있지는 못한 실정이다.
일선 사목자들의 경우에는 당장 주일미사 참례자수의 감소나 각종 단체 활동의 침체, 자원봉사자수의 감소 등을 예상하면서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을 숙의하고 있으나 그 역시도 여의치 않은 것이 사실이다.
주교회의의 논의 역시 전국적으로 각 개별 교구들의 사목환경이나 지역적 특성 등에 상당한 편차들이 있기 때문에 구체적인 대안을 마련한다는 것보다는 각 교구별로 교구의 특성에 맞는 사목적 대처 방안들을 연구해 시행하고 그 결과를 면밀하게 검토하자는 데로 의견이 모아졌다.
한편 주5일 근무제에 대한 주교들의 입장은 긍정적인 현상으로 의견이 모아진 것으로 보인다.
주5일 근무제가 구체화되면서 일부 타 종교 단체에서는 주5일 근무제를 십계명에 어긋나는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주교회의에서는 세계적으로 주5일 근무가 대세이며 근로자들이 휴식을 취해야 할 권리를 반영한 것이며 물론 주일을 하느님의 날로 봉헌하며 나머지 휴식의 시간은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는 것이며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것으로 지적했다.
사목적 대안으로는 특별히 관광사목의 활성화가 많이 논의됐으나 이 역시 주교회의 차원에서 전국적으로 획일화된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비효율적이라는 면에서 각 교구별로, 특히 관광사목과 관련된 지역이 많은 교구들에서 보다 적극적인 대안들을 마련해 시행하고 추후 깊이 있게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의견을 모았다.
▨ 가톨릭 교회 교리서
주교회의 교리교육위원회(위원장=최덕기 주교)가 마련한 「가톨릭 교회 교리서」 우리말 번역본을 일부 수정해 출판하도록 승인했다.
원래 불어판으로 나왔던 「가톨릭 교회 교리서」는 그 동안 한국어로 번역돼 3권으로 나눠 출판됐었다.
그러던 것이 교황청의 지침에 따라 한 권으로 통합해 출간하기로 결정했고 이에 따라 라틴어 표준판까지 참조해 수정보완을 거쳐 한 권으로 합쳐 출판하는 작업을 진행했고 현재 최종 마무리 단계에 들어가 최소한 1,2달 안에 출판이 될 예정이다.
「가톨릭 교회 교리서」는 제2차 바티칸공의회 개회 30주년을 맞아 1992년 10월 11일 교황령 「신앙의 유산(Fidei Depositum)」이 최초의 불어판 발행과 함께 반포된데 따라 나온 것이며 그로부터 5년 뒤인 1997년 8월 15일 라틴어 표준판이 나왔다.
▨ 전국 전산화 통합 추진
정보사회의 도래와 함께 시작된 교회 정보화의 일환으로 전국 각 교구의 전산화가 이뤄져 왔다.
전국 전산화 통합 추진 문제는 한국교회 전체의 정보화, 전산화에 있어서 근본적인 원칙에 해당된다.
이번 회의에서는 전국 교구들의 행정 전산 표준화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기본적으로 모든 주교들의 공감대가 형성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교구간의 여러 가지 환경과 여건상의 편차와 현실적인 문제들이 많이 산적해있는 점을 감안해 보다 효과적이고 바람직한 방안을 계속적으로 모색하기로 하고 이를 위해 현재 구성돼 있는 전국 교구 전산 실무자 모임을 활성화하기로 했다.
전산화 통합 추진의 필요성은 무엇보다 전산 실무자들 스스로 여러 차례 제안하고 논의해온 사안이다.
우선 관련 프로그램 등의 개발에 있어서 중복 투자가 많고 이에 따라 재정이나 인력의 낭비 요소가 많다는데 그 요인을 찾을 수 있다.
이번 회의에 앞서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이들 실무자 모임을 공식적인 위원회로 설립하자는 논의들도 있었으나 회의에서는 그보다는 지속적인 관심을 바탕으로 실무자 모임의 실효성을 인정하고 활성화하도록 지원함으로써 내실 있는 성과를 얻자는데 의견을 모았다.
따라서 앞으로 실무자 모임에서 논의되고 시행되는 제안들은 공식적으로 검토되고 수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한국 가톨릭 고등교육기관에 관한 지침' 수정안
주교회의 교육위원회(위원장=이문희 대주교)에서 만든 이 지침은 교황령 「가톨릭 대학교들에 관한 교황령(Ex Cordes Ecclesiae)」에 따라 우리 나라의 일선 가톨릭 고등교육기관 관계자들의 의견을 수렴해 작성한 것으로 가톨릭교회가 운영하는 교육기관의 설립과 운영에 관한 전반적인 지침이다.
이미 사도좌에 보내 승인을 요청한 바 있으나 이번에 다시 수정안의 승인을 다시 교황청에 요청하기로 했다.
또 지난해 총회에서 마련한 주교회의 전국위원회 준칙의 내용을 일부 수정하고 이에 따라 제출된 주교회의 전국위원회들의 회칙들을 승인했다.
회칙을 제출한 전국위원회는 가정 교리교육 교회법 교육 매스컴 문화 민족화해 복음화 사회복지 신앙교리 이주사목 전례 정의평화위원회 등이다.
▨ 사제들의 해외파견과 체류에 관한 지침
지난 정기총회에서 「교구 사제들의 해외 파견과 체류에 관한 지침」을 제정하면서 교육에 대한 내용은 따로 규정키로 한 바 있다.
이번에 구체적인 교육 방안을 마련하지는 않고 교포사목이나 유학 등의 이유로 해외에 파견되는 사제들에 대한 교육 방안을 주교회의 이주사목위원회에서 한국 가톨릭 해외선교사 교육협의회, 한국외방선교회 등과 함께 연구하도록 하자고 의견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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