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태오 복음과 루가 복음 1∼2장에만 그 행적이 언급된 요셉은 성령으로 인한 잉태라는 천사의 말을 믿고 처녀의 몸으로 잉태한 마리아를 아내로 맞아들임으로써 예수의 구원사에 단초를 마련한다. 그의 순명하는 신앙은 하느님 구원사업의 출발점인 가정 문제를 해결하는 데 실마리를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공경의 역사
성 요셉에 대한 가장 오래된 공경의 흔적은 800∼900년대 콥트 교회(이집트인의 콥트 국민교회) 달력 7월 20일자에 나타난다. 성 요셉에 대한 본격적인 공경이 시작된 것은 13세기경. 요셉 성인에 대한 신심이 늦게 부각된 것은 그의 역할이 성모 마리아에 비해 명확하지 않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1324년 마리아의 종 수도회가 3월 19일을 성 요셉 대축일로 지냄으로써 시작된 요셉 성인에 대한 공경은 1479년 교황 식스토 4세가 이날을 성 요셉 대축일로 공식 인가함으로써 널리 퍼지게 됐다.
1870년 12월 8일 교황 비오 9세에 의해 「교회의 수호성인」으로 선포된 요셉 성인은 교황 레오 13세에 의해 1889년 성가정의 보호자인 가장의 모범으로 선포되기에 이른다. 또 베네딕도 15세는 노동자의 수호자란 칭호를, 비오 11세는 사회정의의 수호자란 칭호를 부여했다.
현대에 들어 교황 비오 12세는 1955년 노동절인 5월 1일을 「노동자들의 수호자 성 요셉 대축일」로 제정했다. 제2차 바티칸공의회가 열리기 직전 교황 요한 23세는 공의회의 준비와 성공을 위해 성가정의 가장이요 성교회의 수호자인 성 요셉의 도움을 청하기도 했다.
교황 바오로 6세도 현대교회에서 성 요셉의 사명을 『보호와 방위, 수호와 원조』라고 했다. 특히 그는 성 요셉이 아기 예수의 수호자, 마리아의 수호자, 성가정의 수호자, 교회의 수호자, 우리의 수호자라고 했다.
▲ 요셉의 생은 '하느님을 돕다'(Joseph)는 말뜻대로 성실한 돕는 이의 삶이었다. 마리아를 아내로 맞아들여 지켜주고, 예수에게 충실한 아버지가 되어준 것은 자기 희생과 봉헌이 없이는 불가능한 삶이었다.
성 요셉 신심의 현재적 의미
「성부 성자 성령이 삼위일체를 이루듯 성 요셉과 성모 마리아, 성자께서는 나자렛 성가정 안에서 이타적인 삼위일체의 삶을 살았다. 따라서 이 세상에서 삼위일체적 삶을 살기 위해서는 성 요셉을 공경하고 나자렛 성가정을 본받아야 한다」라는 아빌라의 성녀 데레사의 말은 성가정 속에서 요셉의 위치를 가늠하게 한다.
요셉의 생은 「하느님을 돕다」(Joseph)는 말뜻대로 성실한 돕는 이의 삶이었다. 마리아를 아내로 맞아들여 지켜주고, 예수에게 충실한 아버지가 되어준 것은 자기 희생과 봉헌이 없이는 불가능한 삶이었다.
「순종하는 것이 제사드리는 것보다 낫다」(1사무 15, 22)고 한다. 요셉의 순명정신은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더욱 큰 의미로 다가온다. 하느님의 구원 계획은 이 시대에도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물질 위주의 가치관과 개인주의적이며 향락적인 삶, 탈그리스도화의 현실 속에서 하느님의 구원 계획에 부름 받은 신앙인들에게 성 요셉에 대한 재인식은 회개와 투신의 삶을 돌아보게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