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007년으로 한국 진출 반세기를 맞는 살레시오 수녀회는 이 땅에서도 가난하고 소외된 청소년들에게 가장 먼저 손을 내미는 수도회로 굳건한 위상을 구축해가고 있다. 이는 수녀회 창립의 씨앗이 뿌려졌던 1800년대 중반 이탈리아의 현실과 무관하지 않다. 당시 산업화로 인해 인구의 도시 집중현상이 심각하던 이탈리아 토리노는 혹독한 노동에 시달리는 어린 노동자들과 수많은 가난한 청소년들의 아픔이 실재하고 있었다. 이런 가난한 어린 영혼들을 구하기 위해 나선 이가 살레시오 수녀회 공동창립자인 마리아 도메니카 마자렐로(St. Maria Domenica Mazzarello, 1837∼1881)였다.
1864년 돈 보스코와 마자렐로의 만남으로 싹이 트기 시작한 수녀회는 1872년 8월 5일 마자렐로를 비롯한 11명의 여성들이 서원을 함으로써 전세계 소녀들을 향한 교육사명의 닻이 올려지게 됐다. 마자렐로 성녀는 여성 고유의 스타일로 청소년에 대한 지칠 줄 모르는 사랑을 충실하면서도 창의적으로 재해석해 살레시오 수녀회가 뿌리내리는데 크게 기여했다.
이런 살레시오 수녀회가 한국에 진출한 것은 1957년 4월 24일 서울교구장 노기남 주교의 초청으로 일본관구에서 파견된 5명의 수녀가 서울 도림동본당에 정착하면서였다. 이어 1961년에 광주교구장의 요청에 따라 살레시오 여자중학교에 이어 고등학교와 초등학교 등을 차례로 설립함으로써 학교와 주일학교를 중심으로 한 본격적인 교육활동의 돛을 펼치게 된다.
1970년부터는 우리나라의 산업화에 따라 도움을 필요로 하는 근로여성들을 위한 기숙사를 열어 젊은 여성들의 교육의 터를 일구는가 하면 1980년부터는 교구 교육사목의 일선이라 할 각 교구 교육국과 본당 사도직에도 수도자를 파견, 교회 안에서 활동영역을 넓혀 오고 있다.
특히 돈 보스코 성인 서거 100주년인 1988년 결손가정 소녀들을 위해 「신월동 나자렛집」을 시작으로 전남 대전 광주 부산 등지에 연 「나자렛집」은 청소녀들의 가정 공동체로 위험에 처한 청소녀들에게 한발 더 다가서 수녀회의 위상을 새롭게 해주고 있다.
청소년 문제가 새롭게 부상한 1990년대에 들어서는 가출소녀나 학교생활 부적응 소녀들의 학업 및 직업교육을 위한 직업보도시설 마자렐로 센터를 비롯해 자원봉사센터, 복지관, 종합사회교육시설 등 다양한 시설을 마련해 청소녀들에게 올바른 영성을 심어주고 있다.
▲ 제주 성이시돌 젊음의 집 목장 일대에 걸쳐 조성돼 있는 자전거 하이킹 코스.
지난 1985년 1월 한국진출 28년만에 정식관구로 승격된 살레시오 수녀회는 현재 154명의 종신서원자를 비롯, 유기서원자 51명 등 250여명에 이르는 수도자들이 「청소녀들을 위해 현존하는 교육자」라는 인식을 바탕으로 수도회의 손길을 더욱 넓혀나갈 계획이어서 청소년들에게는 물론 교회와 사회 전체에 희망의 전령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