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회법

교회법 중 신자들이 지켜야 할 6가지 중요한 교회법(의무)은 다음과 같다.

△모든 주일과 대축일에는 미사에 참여한다-모든 주일과 그에 준하는 대축일 즉 천주의 성모마리아 대축일, 예수부활대축일, 성모승천대축일, 예수성탄대축일에는 미사에 참여하고 거룩하게 지내야 한다.

△정한 날에 금육과 단식을 한다-금육은 육식을 금하는 것으로 소·돼지·닭 등 육류가 사용된 음식 일체를 말한다. 단식은 한끼는 충분히 먹고, 한끼는 요기 정도, 한끼는 완전히 금식하는 것이다. 그러나 노약자, 임산부, 환자, 중노동 하는 사람 등에게는 예외이다. 또한 어쩔 수 없는 잔치나 회식(會食)도 예외가 될 수 있다.

△적어도 일년에 한번 고해성사를 받는다-이것은 신자로서 최소의 신분을 지키게 하기 위한 것이지 일년에 한번만 고해성사를 받으라는 것은 아니다.

△적어도 일년에 한번 부활 때 영성체를 한다-이 의무 역시 일년에 한번만 영성체하라는 것이 아니고 가능한 한 자주 영성체를 하도록 권고하는 것이다.

△교회의 유지비를 부담한다-교회는 신자들의 교회로서 신자들의 힘으로 교회를 유지 발전시켜야 할 책임이 있다. 따라서 교회 운영과 관리에 필요한 교무금, 헌금 등에 인색해선 안될 것이다.

△혼인성사에 관한 법을 지킨다-신자의 혼인은 성사이므로 신자들은 교회 안에서 유효하고 은혜로운 혼인을 성립시키기 위해 혼인법을 지켜야 한다. 따라서 신자는 교회 안에서 혼인성사를 통해 혼인을 완성해야 한다. 그러나 부득이 그렇게 하지 못할 때에는 「관면 혼인」을 받아야 한다.

지금까지 올바른 고해성사를 받기 위해 성찰해야 될 죄목을 7죄종, 십계명, 교회법을 통해 살펴보았다.

그렇다면 어떻게 죄를 고백해야 하는가.

여기서 우리가 주의해야 할 것은 깊은 성찰로 지은 죄를 다 알아냈더라도 어떤 죄를 고백하기가 부끄럽고 마음이 내키지 않아 고의로 빠트렸을 때 「모고해(冒告解)」라는 중죄에 빠지게 된다. 다시 말해 횟수까지 포함해 숨김없이 고백해야 하는 대죄를 의도적으로 고백하지 않으면 고해성사를 모독하는 독성죄(瀆聖罪)를 범하게 되는 것이다. 이와 같은 현상은 제대로 반성도 하지 않고 뉘우침과 결심도 없이 대충, 슬쩍, 애매모호하게 고백하면서 넘어 가려는 안일한 생각에서 나오는 것이다.

만일 모고해를 했다면 모고해를 한 후에 받은 모든 성사들도 모독한 것이 된다. 즉 모고해 후 영성체를 했다면 성체성사를 모독한 것이 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시간이 흐를수록 모고해로 인한 죄는 갈수록 더 많이 쌓이게 된다.

솔직한 고백은 통회와 결심이 제대로 되었다는 것을 말해 준다. 진실된 깊은 통회와 함께 다시는 죄를 짓지 않겠다는 결심이 되어 있다면 죄의 고백을 부끄러워할 이유도 없고, 하느님과 교회를 속이는 행위를 할 필요가 없다. 또한 벌을 주시는 하느님이 아니라, 죄를 용서하시고 인자하시며 한없이 온유하신 분이라는 확고한 믿음만 있으면 어떤 죄이든지 고백할 수 있을 것이다.

어떤 경우 아주 드물게 고해소에 들어 왔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가만히 있는 신자들도 있다. 죄를 고백하라고 하면 어떤 죄부터 고백해야 될 지 모르겠다고 한다. 이 경우도 고해성사 전 충분한 성찰과 통회가 없었다는 것을 증명해 주는 것이다.

신자들이 가장 많이 잘못을 저지르고 있는 것이 「이밖에 알아 내지 못한 죄」이다. 앞에서 「모고해」에 대해 설명했듯이 정말로 알아내지 못한 죄에 대해 용서를 청하는 것은 가능할지라도 「사제가 내 목소리를 알기 때문에」「사제도 인간인데 고백하기가 껄끄럽고 부끄러워서」등의 이유로 일부러 「이밖에 알아내지 못한 죄」에 포함시킨다면 이것 역시 모고해를 범하는 것이다.

그리고 고해소에 들어와서는 내 죄를 고백하기보다 죄를 짓게 된 동기와 그 동기를 부여해 준 상대방의 잘못에 대해서만 이야기하는 경우도 있다. 즉 내가 어떤 사람을 미워했는데 미워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와 그 사람의 잘못을 장황하게 늘어놓기도 한다.

과학이 발전하고 사회 분위기가 바뀌면서 성당까지 나와 고해성사를 받기 귀찮아 전화, 또는 편지로 고해성사를 받으려고 하는 사람도 있다. 특히 젊은이들 가운데서는 이메일을 통해 고해성사를 받으려는 경우도 있다. 이것은 어떤 경우라도 절대 불가능하다. 고해비밀이 누설되기 때문이다. 고해비밀은 사제 뿐만 아니라 죄를 고백하는 신자들도 지켜야 할 의무가 있다. 특히 고백할 내용을 종이에 적어 고백하는 신자들도 적지 않은데 반드시 고해성사를 받고 나면 다른 사람이 보지 못하게 찢어 버려야 한다. 또한 고해 후 받은 보속 역시 함부로 누설하지 말고 비밀을 지켜야 한다.

죄를 짓고도 넘어가 버리면 그만큼 죄에 대해 무디어지고 양심이 무디어지게 된다. 한번 두번 회피하다 보면 그만큼 성사 보기가 힘들어진다. 따라서 자주 고해성사를 받는 습관이 필요하다. 그렇다고 해서 아주 작은 죄를 지을 때마다 즉시 고해소로 달려가는 것은 오히려 소심증(小心症)을 만들고 이로 인해 죄의 강박 관념 속에 살게 만든다. 따라서 지나치게 자주 고해성사를 받는다고 생각하면 사목자와 면담을 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대죄(大罪)를 지었다면 열 번이고 스무 번이고 반드시 고해성사를 받아야 한다.

고해성사는 우리가 새롭게 거듭 태어나는 것이다. 가정에서 서로에게 잘못을 저질렀을 때 용서를 청하듯이 하느님의 자녀로서 하느님께 잘못을 용서 청하고 용서받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그러나 하느님으로부터 용서를 받기 위해서는 자녀로서 최소한의 준비는 갖추어야 한다. 그것이 바로 깊은 성찰이고, 통회이자 결심인 것이다. 고해성사를 통해 죄사함을 받은 잘못은 다시 범하지 않으려는 노력 역시 필요하다.

고해성사는 나의 죄를 고백하고 은총을 받는 성사이다. 그래서 신자라면 적어도 한 달에 한 번은 꼭 고해성사를 받는 습관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