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부터 「아는게 힘」이라는 말이 있다. 이는 신앙생활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이다. 또 우리나라는 원래 세계 어느 나라에 비해서도 교육열이 높은 민족이다. 그런데 유독 우리 천주교 신자들은 교회의 가르침을 공부하는데 소홀한 경향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교회의 가르침을 배우고 그것을 삶에서 실천하려는 노력이 부족한 것은 판에 박힌 신앙생활을 하다가 습관적으로 냉담에 빠지는 이유 중의 하나가 되기도 한다. 하느님과 교회의 가르침은 기본적으로 성서와 성전에 담겨 있으며 가까이는 교황 및 교황청 문헌, 공의회 문헌, 한국 주교회의에서 발표한 문헌들이 포함된다. 이런 문헌들이 제시하고 있는 다양하고 풍요한 내용들을 읽고 각자 삶에서 실천하고 적용하기 위해서 힘쓰는 것은 그리스도인으로서의 의무이며 기쁨이다.
우리가 가장 먼저 관심을 가져야 할 문헌으로서는 제2차 바티칸공의회 문헌들이 있다. 제2차 바티칸공의회는 혁신적인 교회 쇄신을 통해서 현대 교회의 면모를 이루게 한 공의회로서 4개 헌장, 9개 교령, 3개 선언 등 모두 16개의 문헌들을 통해서 현대 교회와 사회에 대한 교회의 가르침을 주고 있다. 1962년 개막돼 올해로 개막 40주년을 맞은 바티칸공의회가 제시하는 교회의 모습과 정신은 여전히 한국교회 안에서 미완성의 과제로 남아있다.
공의회 문헌의 한글 번역본으로 지난 1984년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에서 펴낸 책은 품절 상태로 구할 수 없지만 주교회의에서 현재 개정판의 마무리 작업을 끝냄에 따라 곧 수정보완한 라틴어와 한글 대역판이 출판될 예정이다.
한편 공의회 문헌들을 신자들이 잘 알 수 있도록 해설한 전 6권의 총서는 1987년부터 1993년까지 6년간에 걸쳐 성바오로 출판사에서 출간했다.
제2차 바티칸공의회의 정신을 바탕으로 한국교회가 미래의 새로운 전망을 모색하고 교회와 신앙의 쇄신을 지향했던 것이 「200주년 사목회의」이다. 이 회의는 한국교회 창설 200주년을 맞아 수년 동안의 준비 끝에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참석한 가운데 성직자, 수도자, 평신도 등 12개 의안을 확정 발표했다.
의안들은 인터넷에서도 여러 사이트를 통해 본문들이 제공되고 있으며 심상태 신부가 엮은 『한국교회 선교 200주년 기념 사목회의 의안 해설집』이 한국그리스도사상연구소에서 나와 있다.
역대 교황들이 발표한 교황 문헌 및 교황청 각 부서의 문헌들 역시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이들 문헌들은 현대 세계와 교회의 상황을 진단하고 하느님의 가르침에 비추어 해석한 것들로 현대인들의 신앙과 생활에 지침의 역할을 한다.
그중에서도 사회교리에 관한 교황과 교황청 문헌들은 세상을 살아가는 그리스도인들이 믿음과 삶을 일치시켜 생활의 실천으로 이끌어준다.
주요한 사회교리 문헌으로는 ▲새로운 사태(RERUM NOVARUM, 레오13세) ▲사십주년 (QUADRAGESIMO ANNO, 비오11세) ▲어머니와 스승(MATER ET M AGISTRA,요한23세) ▲지상의 평화(PAC EM IN TERRIS, 요한23세) ▲현대의 복음 선교(EVANGELII NUNTIANDI, 바오로6세) ▲민족들의 발전(POPULORUM PRO GRESSIO, 바오로 6세) ▲팔십주년(OCT OGESIMA ADVENIENS, 바오로6세) ▲마리아 공경(MARIALIS CULTUS, 바오로6세) ▲백주년(CENTESIMUS ANNUS, 이하 요한 바오로 2세) ▲자비로우신 하느님 (DIVES IN MISERICORDIA) ▲생명을 주시는 주님(DOMINUM ET VIVIFICANTE M) ▲노동하는 인간(LABOREM EXERC ENS) ▲사회적 관심(SOLLICITUDO REI SOCIALIS)▲가정 공동체(FAMILIARIS C ONSORTIO) 등이 있다.
이들 회칙과 교서, 훈령들은 낱권으로 번역돼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에서 출간된 것도 있고 「교회와 사회」라는 이름으로 한 권으로 묶여져 있기도 하다.
한편 지난 1998년 로마에서 열린 세계주교대의원회 아시아 특별총회의 후속 문헌으로서 이듬해 교황이 인도를 방문한 자리에서 발표한 「아시아 교회(Ecclesia in Asia)」는 한국을 포함해 새로운 천년기를 맞은 아시아 대륙 각국 교회의 나아갈 방향을 총체적으로 점검, 제시하고 있는 매우 중대한 문헌이다.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에서 공식 번역한 120쪽 분량의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권고 아시아 교회」라는 이름으로 출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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