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최대의 식음료 도매시장인 부전시장(부산진구 서면). 낯 12시를 전후한 시각, 이곳 저곳 가게를 들락거리며 분주히 움직이는 이들이 눈에 띈다. 다름아닌 서면본당(주임=이윤벽 신부) 「영원한 도움의 성모」 쁘레시디움 단원들. 한손엔 성서와 선교책자를, 다른 손엔 마실 것을 들고 시장을 누비고 다니는(?) 단원들의 얼굴엔 시종 웃음이 떠날줄 모른다.
『앉아서 기다리지 말고 새 양들을 찾아나서자는 신부님의 사목의지에 모든 신자들이 공감하고 참여한 결과지요』
쁘레시디움 단원들은 매일 2~3인이 1개조를 이뤄 오전 10시 미사 후부터 오후 3시까지 시장 상인들을 방문한다. 천주교를 알리는 일은 기본. 때론 쉬는 교우나 짝교우를 만나는 수확을 거둔다.
쉬는신자들은 대부분의 경우 교회의 이런 활동에 감격해 하면서 의외로 쉽게 회두할 뜻을 내비친다. 노인 홀로 지내는 곳이나 몸이 불편한 이를 만나면 그 자리에서 온갖 노력봉사가 이루어진다. 빨래, 청소에서부터 안마까지.
서면본당이 시장 상인들을 위한 사목을 염두에 둔 것은 오래전 일. 금년 2월 보좌신부가 부임해오면서 이 꿈은 금새 현실로 나타났다. 시장 방문활동도 이때부터 본격화했다.
서면본당은 급기야 지난 3월 2일 오후 6시, 시장 상인들을 위한 미사를 개설하고 부전시장 내 신협건물 2층에서 첫 미사를 봉헌했다. 시장미사를 개설한 것은 이른 아침부터 밤 늦게까지 장사해야 하는 이곳 상인들을 위한 배려에서다.
『미사에 참례한 120여명 중에 냉담했던 이들이 20여명 됐어요. 이날 고해성사를 본 이도 20명쯤 됐습니다. 그들 중 한분은 성사를 본 후에 「이제야 살 것 같다」며 좋아하시더군요』
김정길(막시모) 본당회장은 『요아킴이라는 할아버지 한분은 거동이 불편하면서도 굳이 미사에 참례해서 영성체를 하고 싶다고해 그날 이후 신자들이 미사 때마다 그분을 업고 다닌다』고 덧붙인다.
매주 토요일 미사를 앞두고선 이윤벽 주임신부가 시장을 방문한다. 상인들을 만나고, 그들의 속내를 들으면서 「문턱이 낮은 교회」를 알리기 위해 노력한다.
본당 부회장 김광수(요한)씨는 『시장 방문활동을 하면서 그동안 우리가 해야 할 일을 안하고 있었구나, 교회의 관심과 활동이 참으로 필요한 곳이구나 절감했다』면서 자신의 신앙생활을 되돌아보고 반성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서면본당은 매주 토요일 오후 6시에 하던 시장미사를 상인들의 요청으로 조만간 저녁 7시로 옮길 예정이다. 아울러 본당 사회복지 예산을 확충해서 생활이 어려운 가정에 상활비나 자녀 학자금을 지원하는 방법도 고려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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