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3월 31일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거행된 부활대축일 미사에서 2002년 부활메시지(Urbi et Orbi)를 발표하고 중동지역의 평화를 기원했다. 다음은 메시지 요지이다.
그리스도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기를 빕니다.
죽음이 생명과 다툽니다. 하지만 이 전투는 기묘하게 끝이 났습니다. 그리스도께서는 승리하시고 역사를 한 단계 앞으로 나아가게 하셨습니다. 「나는 부활이요 생명이며 세상의 빛」이라는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은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라는 이 한 마디 안에 요약됩니다.
세상의 평화는 때때로 위태로운 힘의 균형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부활하신 그리스도께서 주시는 은총으로서 평화는 인간을 하느님과 화해시키고 또 피조물과도 화해시킵니다. 많은 종교들이 평화는 신의 선물이라고 선포합니다. 우리는 지난번 아씨시 평화의 기도 모임에서 이것을 다시 한 번 확인했습니다. 세상의 모든 믿는 이들이 더 정의롭고 형제애가 넘치는 세상을 만들기 위한 노력에 동참했습니다. 이 일은 종교적 신념이 결코 분열과 증오의 원인이 되어서는 안되며 오직 형제애와 조화와 사랑 만으로 가능해집니다.
모든 대륙의 그리스도교 공동체는 그리스도께서 참으로 부활하셨다고 선포하며 그분의 평화로 성지의 모든 야만과 살육이 종식되도록 기도해주십시오. 전쟁이 평화를 향해 선전포고를 한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전쟁으로는 아무 것도 해결되지 않으며 오직 고통과 죽음만을 야기할 뿐입니다. 보복과 복수로는 아무 것도 이룰 수 없습니다. 이것은 엄청난 비극입니다. 그 누구도 침묵 속에서 아무런 일도 하지 않아서는 안됩니다. 폭력에 대한 비난은 즉시 연대를 위한 실제적인 행동으로 이어져야 하며 이는 모든 사람들이 상호 존중과 솔직담백한 협상에 나서도록 도와주어야 합니다.
그리스도께서는 성지에서 죽으시고 부활하셨습니다. 그분은 스스로 희생됨으로써 사람들을 갈라지게 했던 증오심을 잠재우셨고 십자가를 통해 모든 것을 화해시켰습니다. 그분은 이제 우리가 모든 증오와 보복의 원인을 제거하는데 헌신하도록 하십니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여전히 비참하게 살아가고 폭력에 희생되고 있습니까. 세상의 얼마나 많은 곳에서 도와달라고 외치는 사람들의 신음소리를 듣고 있습니까. 비참한 땅 아프가니스탄은 최근 지진의 재해를 당했고 세상의 다른 여러 곳에서도 사회적인 불균형, 경쟁적인 야심으로 인해 우리 형제 자매들이 헤아릴 수조차 없는 고통을 겪고 있습니다.
제삼천년기를 맞은 모든 사람들에게 호소합니다. 그리스도께 마음을 여십시오. 그분은 평화를 위해 죽으시고 부활하셨습니다. 부활하신 그리스도께서 가는 곳마다 그분은 참된 평화를 가져다주십니다. 무엇보다도 평화가 우리 마음에 들어오게 하십시오. 그리스도께서 주시는 평화가 사회의 모든 계층들 안에, 서로 다른 민족들 간에 혀와 정신에 들어오게 하시고 연대와 사랑의 누룩이 세상 모든 곳에 뿌려지게 하십시오.
수난과 죽음을 이기고 부활하신 주님께서 여러분에게 평화를 주시기를!
우리는 세상 끝날에 평화가 완전하게 드러날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신이 현존하는 곳에 평화는 항상 함께 합니다. 그분은 우리가 세상에서 희망의 불꽃이 되기를 청하십니다. 이 영광스러운 부활절에 교회는 믿음과 기쁨으로 노래합니다.
나의 희망이신 그리스도께서 부활하셨도다. 부활하신 그리스도와 함께 우리의 희망이 함께 부활했도다. 알렐루야!
세계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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