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미사는 김수환 추기경과 서울대교구장 정진석 대주교를 비롯해 주교단과 400여명의 사제단 공동 집전으로 봉헌됐다.
정대주교는 미사 강론에서 『백신부님은 1963년부터 지금까지 가톨릭대학교에서 사제 양성을 위하여 한 평생을 바치셨다』며 『전교구민을 대신하여 축하와 감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제자들을 대표해 축사를 한 유경촌 신부(가톨릭대 성신교정)는 학창시절 백신부의 모습을 회고하면서 『사제의 길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덕목들인 학문, 건강, 성덕을 몸소 실천한 삶으로 후학들의 모범이 되셨다』며 『50년의 사제 생활이 한국 교회 안에 좋은 열매로 맺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 한국평협을 대표해 축사를 한 한홍순 교수(토마스·한국외국어대?경제학과)는 『사제 생활을 거의 전부 신학교에서 사제를 양성하는 일에 바치면서 후학과 신자들을 위해 뛰어난 학문적 업적을 남기신 신부님께 진심으로 감사 드린다』고 말했다.
백신부는 답사에서 『남북 분단으로 부모님과 형제들을 생이별한 것은 평생의 한으로 남지만 나름대로 후회없는 삶을 살았다』며 『교회의 보호와 은덕을 갚는다는 마음으로 남은 생도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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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축하식에서 백민관신부가 김수환 추기경(백신부 오른쪽)과 정진석 대주교가 지켜보는 가운데 인사말을 하고 있다.
최창무 대주교, 윤공희 대주교를 비롯한 교구사제단이 공동으로 집전한 이날 축하미사에는 수도자, 신학생 ,평신도 등 1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50년동안 사제로서 살아온 김정용 신부를 축하했다. 또한 김수환 추기경이 축하와 건강을 기원하는 축전을 전했으며 서품동기사제인 장대익 신부, 김성도 신부도 자리에 함께 해 기쁨을 더했다.
최창무 대주교는 이날 미사 강론에서 『사제의 생일이라 할수 있는 성유축성미사때 맞이하는 금경축이라 그 의미가 더욱 깊다』며 하느님 아버지의 극진한 사랑으로 평생을 교우들과 함께 한 김신부에게 감사와 존경을 전했다.
아들(신학교 추천) 사제인 김희항 신부는 축사를 통해 『교구의 살아계신 역사의 증인인 신부님의 삶은 한마디로 「당당함」이었다』고 회고하고 『은퇴생활 14년째를 맞이하고 있지만 오히려 인간적인 기가 빠지면서 하느님 기가 점점 승화된것 같다』며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또 『항상 건강하고 당당한 그 모습이 변치 않기를 기원한다』고 감사의 뜻을 표했다.
김정용 신부는 답사에서 『50년동안 사제로서 살아오면서 겸손하지 못했던 점이 가장 후회된다』며 『 사제들과 참석자들에게 하느님께 매일 기도하며 겸손하게 살아달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김신부는 후배 사제들을 위해 묵주를 준비해 선물로 나눠주며 『이 묵주를 볼때마다 「겸손하라」는 노사제의 충고를 항상 떠올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어렸을때 외국 신부가 흰 쌀밥에 김을 싸먹는 것을 보고 신부가 되기로 결심했다는 김신부는 사제 초임시절, 당시 현하롤드 헨리 대주교가 선물로 준 독일산 오토바이를 타고 선교활동을 하는데 신자들은 신앙생활보다는 오토바이에 더 관심이 많더라며 그때부터 옷만입은 성직자가 되지 않겠다고 결심했다고 한다.
성체앞에 꿇어 『주님 감사해요. 내마음에 축복을 주세요』라고 매일 기도한다는 김신부. 당시 열악한 교구 현실에서 신자복음화를 위해 심혈을 기울여온 그는 몸을 돌보지 않는 사목생활을 하다가 지병을 얻어 대수술을 받기도 했다.
광주대교구에서는 3번째로 사제수품 50주년을 맞은 김신부는 1922년 전남 해남에서 출생, 52년 2월 12일 목포 산정동성당에서 최덕홍 주교로부터 사제품을 받았으며 나주 노안 주임으로 사목활동을 시작해 광주 남동, 계림동, 호남동본당 주임과 교구 총대리, 가톨릭센터 관장신부를 역임했고 89년 9월 신동본당 주임으로 사목하다 은퇴했다.
김신부는 현재 나환자 정착촌인 현애원에서 미사 집전을 하는 등 은퇴후에도 복음 선포에 열과 성의를 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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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용 신부와 윤공희 대주교, 최창무 대주교(왼쪽부터)가 축하 케이크를 함께 자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