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수도회는 한국교회의 성장 일변도를 같이 달려오면서 고유 영성을 실천하는데 주력하기 보다 사도직 활동에 더 많이 힘써왔던 것 같습니다. 수도자들도 존재 자체보다 기능적인 부분에 치우쳐왔고, 교회 또한 마찬가지였습니다. 이번 시노드를 계기로 수도자들의 자성적인 성찰이 이뤄지고 일반신자들과 성직자들에게 수도자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심어주는 기회가 되길 바랍니다』
서울대교구 시노드 수도자 의안준비위원장 김건숙(샬트르 성 바오로 수녀회 서울관구 관구장)수녀는 교회구성원의 한사람으로서 수도자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21세기 교회를 살아가는 수도자의 제 역할을 찾아나가는 것이 수도자들의 가장 큰 과제라고 말했다.
김수녀는 수도자의 정체성 확립을 비롯해 수도사명과 역할, 교구와 사도직의 관계, 수도자 양성 등의 해결방안을 의안준비위원회의 첫 번째 과제로 꼽았다. 그동안 한국남자수도회·사도생활단 장상협의회와 한국천주교여자수도회장상연합회에서 자체적으로 진단해왔던 문제를 수도회 차원에서 머물지 않고 시노드 의안으로 채택해 심도깊게 분석하게 됐다고 말한 김수녀는 수도자 문제에 대해 수도자뿐 아니라 교회구성원이 다함께 참여해 이번 시노드를 발전적이고 희망적으로 내다본다고 말했다.
18명의 위원들로 구성된 수도자 의안 준비위원회는 수도회 내부뿐 아니라 외부적인 문제점을 진단하기 위해 성직자, 평신도, 수도자가 모두 참여한다. 10명의 여자수도자와 김영남(가톨릭대) 신부, 이기양(서울 잠실7동 주임) 신부, 김재섭(작은형제회)신부, 성찬경(시인), 권길중(영등포고 교장) 등 위원들은 각각 다른 입장에서 수도자의 정체성과 역할에 대한 의견을 제시할 계획이다. 토론자료에 대한 의견들이 수렴되는 대로 수도자 의안 준비위는 올바른 수도자상을 전하기 위해 다가오는 6월 평신도를 대상으로 강좌를 마련하는 한편 수도자의 정체성을 알아보기 위해 전문가 초청강연, 심포지엄, 세미나 등을 계획하고 있다.
『서구교회는 수도 사제를 중심으로 본당이 운영되고 수도회 영성이 각 본당공동체에 전파되는 반면 한국교회는 그러하지 못했습니다. 서울대교구가 수도자양성 및 교육 등 수도자들이 안고 있는 문제의 방향을 제대로 잡아준다면 이것은 곧 한국교회의 교육과 영성의 빈곤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봅니다』
교구의 이해 없이 수도자를 양성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지적한 김수녀는 『성직자와 수도자가 서로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는 것 또한 이번 시노드 의안준비위원회의 중요한 과제일 것』이라고 말하고 『수도자는 성직자와 평신도와 상호보완적인 관계를 이루고 교구는 수도회 영성과 활동에 맞는 것을 요구할 수 있도록 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수녀는 『수도자에 대한 교육과 홍보가 무엇보다 시급한 상황에서 가톨릭신문이 수도회의 다양한 영성을 일반신자들에게 소개해 교회 영성에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해주어 다행스럽다』면서 『현재 80여 개에 이르는 다양하고 풍부한 영성을 신자들은 물론 교회가 나누어 가지는 것 또한 앞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또한 김수녀는 『수도자들이 하느님의 선택된 백성으로서 교회에 빛과 생명을 주는 역할을 담당하기 위해서 이번 시노드가 수도자의 본질적인 모습을 되찾는 기회를 제공하는 장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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