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세월동안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학생들에게 배웠습니다』
서울대교구 중·고등부 주일학교 교리교사 15년째. 지난 4월 6일 서울대교구 본당 중·고등학생 사목부(담당=조재연 신부)로부터 15년 근속교사상을 수상한 김희준(바르톨로메오·35·서울 혜화동본당)씨는 』어린 학생들과 함께 호흡하며 신앙을 배우고 하느님을 알게 됐다』며 『15년 동안 주일학교 교사를 한 것은 사실이지만 과연 상을 받을 자격이 있는지는 의문』이라며 수줍게 웃었다.
독실한 가톨릭 신자 집안의 모태 신앙 속에서 태어나 유아세례를 받고, 한때는 사제를 꿈꿔보기도 했던 김씨는 지난 86년 12월 대학 합격과 함께 주일학교 교사를 시작했다.
평소 누구를 가르쳐 본 적은 없지만 마음을 열고 먼저 다가오는 학생들이 무작정 좋아서 시작했던 교사가 이제는 그 자신의 전부가 됐고, 또 지금까지의 삶의 중요한 구심점으로 자리잡았다.
그 동안 힘든 시기도 여러번 있었다. 집안의 반대를 비롯해 주위의 만류는 그를 더욱 외롭게 만들었다. 무엇보다도 힘들었던 것은 피할 수 없는 세대차이(?).
김씨는 『마지막으로 올 한해만 더』라는 생각을 열 다섯 번이나 가졌다고 한다. 그러나 「밤톨」(세례명 「바로톨로메오」 덕분에 얻은 그의 별명)이라고 부르며 먼저 다가오는 어린 학생들을 보면 교사를 그만둘 수가 없었다. 이렇게 해서 김씨가 감싸안은 학생들은 수백 여명이나 되며, 자신이 가르쳤던 학생들 중에는 벌써 결혼을 해 가정을 이룬 사람들도 있다.
김씨는 『주일학교 교사는 희생이 따르는 봉사직』이라며 『일주일에 단 하루 하느님께 자신을 봉헌하면서 많은 것을 배우고 경험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15년 근속교사 수상이 주는 기쁨 뒤에는 동시에 하느님의 뜻대로 살지 못한 15년이라는 반성이 있다는 것을 알기에 앞으로 더욱 열심히 신앙생활을 하겠다』고 다짐했다.
후배교사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냐는 질문에 『어떠한 경우라도 희망과 열정을 버리지 말았으면 해요. 청소년은 교회의 희망이잖아요. 나를 통해 학생들이 하느님을 알게 되고 그분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았으면 좋겠어요』라고 강조했다.
주일학교의 활성화를 위해 그만두는 날까지 최선을 다할 생각이라는 김희준씨.
여름캠프 답사를 가야한다며 인터뷰를 마치자마자 바삐 교무실로 돌아가는 그의 뒷 모습이 무척이나 아름다워 보였다.
청소년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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