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제-신자 사랑으로 참 공동체 형성
- 이번 소공동체 방문을 통해 느낀 소감은?
▲ 정월기 신부 : 우리들이 방문했던 본당 사제들로부터 깊은 인상을 받았습니다. 이들은 진정한 리더십이 무엇인지, 신자들을 어떻게 존중하며 함께 나아가야 하는지에 대해 끊임없이 연구하고 노력하고 있었습니다. 또한 소공동체 모임에 참여했을 때 회원들의 나눔과 기도 안에 말씀이 살아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어요. 특히 우리들이 질문을 던졌을 때 당당하고 명확하게 응답하는 모습을 보며 진정 주님의 말씀이 신자들 삶 속에서 부활하고 있다는 기쁨을 엿볼 수 있어 좋았습니다. 더구나 소공동체 모임이 활성화돼 있는 본당들의 경우 사제들이 신자들로부터 깊은 사랑과 존경을 받고 있었으며, 사제들도 신자들을 사랑하며 참 공동체를 형성해나가는 모습을 보며 감명을 받았습니다.
▲ 허철수 신부 : 인도교회의 경우 오랫동안 영국과 포르투갈의 식민지 치하에 있었기 때문에 독립 후 토착화 부분에 큰 관심을 기울였습니다. 이를 위해 선택했던 것이 소공동체였으며 이번 방문을 통해 교회 내 전 구성원들이 소공동체 활성화를 위해 함께 노력해나가는 모습이 돋보이더군요. 인도교회로서는 소공동체가 바로 새롭게 거듭나기 위한 돌파구였음을 절감할 수 있었습니다.
▲ 소공동체 정착돼야 평가회 참석자들은 소공동체가 향후 한국 교회 발전과 미래를 위해 반드시 정착돼야 할 것이라고 뜻을 모았다. 사진은 인도교회 소공동체를 방문, 모임을 함께 하고 있는 사제들.
- 특별히 소공동체 탐방 중 특징적이었던 부분은?
▲ 신현만 신부 : 무엇보다 교구장을 중심으로 사제단들이 앞장서 소공동체 활성화에 매진하고 있는 모습이 눈에 띄었습니다. 인도교회가 우리와 비슷한 10여년 전에 본격적으로 소공동체를 시작해 이 정도까지 정착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이들의 역할이 큰 기여를 했다는 점이죠. 물론 여기도 사제들이 처음부터 적극적으로 참여한 것은 아니지만 교구장의 소공동체에 대한 확고한 의지와 그에 따른 지속적인 교육과 홍보 등으로 가능했다고 봅니다. 이런 토대가 있었기에 소공동체에는 활력과 기쁨이 흘러 넘쳤어요.
▲ 강영옥 박사 : 이미 인도교회는 공의회 정신에 따라 소공동체 활성화를 통한 21세기 새로운 교회상을 구현해 나가고 있는 모습이 놀라웠습니다. 특히 신자 개개인이 활발하게 소공동체 모임에 참여하고 복음에 맞춰 살아가려고 노력하는 모습에 가슴이 벅차 올랐습니다. 더욱이 소공동체 대표자들이 본당 사목위원으로 참여하며 소공동체 회원들의 여론을 대변하고 있어 전체 본당 사목에 소공동체가 차지하는 비중이 큰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여기에 소공동체 모임에서는 본당 일 이외에 지역 문제와 관련해서도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는 등 교회와 지역이 더불어 나아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끊임없는 열정과 노력 배워야
- 그렇다면 이번 인도 교회 소공동체 탐방을 통해 특별히 한국교회가 배울점이 있었다면?
▲ 안호석 신부 : 인도 교회가 소공동체 활성화에 기울이고 있는 끊임없는 열정과 노력이라고 생각합니다. 특별히 사제들과 신자들을 대상으로 지속적이고 체계적으로 교육하고 있는 모습은 우리 교회가 본받아야 할 모습이라는 느낌이 들었어요. 인도교회가 소공동체를 성공적으로 이끌 수 있었던 힘은 소공동체를 주도적으로 이끌어갈 수 있는 정예멤버들을 계속 양성해내며 이들이 다시 본당과 지역으로 돌아가 나머지 회원들을 이끌어가도록 격려하고 힘을 실어주었기에 가능했을 것으로 봅니다. 한국교회도 전 신자 대상의 교육 이외에 중추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소공동체 촉진자 양성에 보다 많은 힘을 쏟아야 할 것이라고 믿습니다.
▲ 류현수 신부 : 이번 소공동체 탐방은 현재 한국교회가 하고 있는 소공동체 운동을 다시 한번 조명해볼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됐다고 봅니다. 특히 여기서 우리가 배운점이 있다면 바로 소공동체의 깊이였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현재 우리와 비슷한 구조로 소공동체를 하고 있지만 인도 교회의 경우 본당 사제와 신자들 개개인이 소공동체에 기울이고 있는 노력과 열정은 너무나 놀라웠습니다. 소공동체 회원들이 자신감을 가지고 기쁘게 활동하는 모습은 왜 소공동체가 교회 안에 정착되고 활성화돼야 하는지를 절감하는 계기가 됐습니다.
한국교회도 희망 초교구적 합심 필요
- 향후 한국교회가 나아가야 할 소공동체의 방향은?
▲ 정월기 신부 : 개인적으로 인도 교회를 보며 한국교회도 희망이 있다는 기대감을 가지게 됐습니다. 인도 교회는 교구장을 중심으로 전 사제와 신자들이 함께 화합하며 노력하고 있습니다. 우리 교회도 전 교회 구성원들이 소공동체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힘을 모으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또한 앞으로 어떤 소공동체 모델을 선택 하느냐도 중요하지만 우선은 복음입니다. 신자들이 소공동체 모임을 통해 복음을 나누고, 가정과 이웃안에서 공동체 의식을 인식해나갈 수 있는 자생력을 함양시켜나가야 할 것입니다. 반과 구역중심으로 복음을 나누고 지역 사회와 본당을 위해 발전적인 방향으로 나아갈 때 진정한 소공동체의 모습을 찾아나갈 수 있습니다.
▲ 허철수 신부 : 사실 소공동체 자체가 한국교회 안에서 필요하다 필요하지 않다고 말하는 것 자체가 무의미한 이야기입니다. 소공동체는 바티칸 공의회 정신, 즉 초대교회의 정신으로 돌아가자는 것으로 이미 교회 내에 요청돼 있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육화한 그리스도의 삶을 가정과 지역교회 안에서 실천해나가자는 것이 바로 소공동체입니다. 분명 인도교회와 우리 교회는 처한 여건이나 상황이 다르지만 이들이 소공동체를 통해 신앙의 기쁨과 이웃사랑을 깊이 체험하고 있다는 점은 우리에게도 많은 것을 느끼게 해주었습니다. 앞으로 한국교회도 인도교회 처럼 초교구적으로 합심해 소공동체 사목연구소를 설립하고, 끊임없이 소공동체 촉진자를 교육하고 양성해낼 수 있다면 활성화되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 안호석 신부 : 인도교회는 소공동체 대표자들이 본당 사목회 위원으로 활동하며 모임 자체에 힘을 실어주고 있습니다. 우리 교회도 이 제도를 정착시켜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이럴 때 회원들 스스로가 확신을 갖게 되고 적극적으로 투신할 수 있을 것입니다. 분명한 것은 소공동체 정착 이후 인도교회 사제들과 신자들이 신앙과 생활에 있어 큰 변화를 이루었다는 점입니다. 이들은 소공동체 모임을 통해 복음의 맛을 들이고 생활면에서도 이웃들과의 친교가 더욱 두터워졌으며 지역 사회 발전에도 지대한 역할을 담당해나가고 있습니다. 우리 교회 모든 구성원들은 이 점을 인식하고 소공동체가 향후 우리 교회의 발전과 미래를 위해 반드시 정착돼야 한다는 확신을 가져야 할 것입니다.
■ 망갈로르 교구장 디 소자 주교
사제들과의 공감대 형성, 교육과 홍보 지원이 중요
▲ 디 소자 주교
소공동체 필요성에 대한 적극적인 의지를 가지고 이를 활성화시키는데 모든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망갈로르 교구장 알로이시오 폴 디 소자 주교는 물질주의와 이기주의로 인해 자기 중심적인 사고방식을 갖고 있는 신자들이 예수 그리스도를 본받아 이웃들에 대한 사랑을 제대로 실천하도록 이끌기 위해서는 소공동체 모임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디 소자 주교는 특히 사제들과의 공감대 형성이 우선돼야 한다고 지적하고 『사제들을 위한 교육은 물론이고 아직 시작하지 않은 본당에는 사목방문이나 여러 경로를 통해 소공동체를 할 수 있도록 강조하고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저는 소공동체가 21세기 교회의 미래상을 제시하는 방법이라 확신하고 이러한 의지를 먼저 교구 사제단에 적극 알렸습니다. 그래서 요즘은 대부분 사제들이 함께 하려고 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처음 디 소자 주교는 소공동체를 활성화하기 위해 ▲소공동체 전담 사제 임명 ▲각 지구 소공동체 대표 사제 임명 ▲소공동체 운영 점검을 위한 본당 사목방문 등 사제들의 관심과 협력에 지대한 노력을 기울였다. 아울러 사제들을 대상으로 한 교육을 수시로 실시하기도 했다.
디 소자 주교는 소공동체 이후 신자들의 변화와 관련해 『신앙적으로 성서 말씀을 맛들였고 미사 전례에도 상당히 적극적으로 참례하게 됐다』고 설명하고 『더불어 신자들 서로 간에 돕고 화합해나가는 바람직한 모습이 정착되는 등 이웃과 사회 봉사 실천에도 힘을 쏟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교회도 공의회 정신에 바탕을 둔 소공동체 활성화를 통해 신자들이 주님과 이웃사랑의 실천에 즐거움을 느끼고 매진해나갈 수 있기를 기도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