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를 동양에 전한 서양 최초의 선교사 마테오 리치(1552~1610)의 전기. 선교라는 이름으로 자행되던 「억압」과 「강요」를 '화해'와 '융합'으로 바꾼 마테오 리치의 삶을 통해 16~17세기 동서양 문화의 융합 과정과 역사를 보여주고자 했다. 신대륙을 발견한 유럽 열강들의 착취가 시작되는 시기에 중국으로 진출한 마테오 리치는 당시 중국의 지식인들을 포섭하기 위해 폭력과 억압의 방법이 아닌 자신이 먼저 그들 안에 포용되고자 했다. 특히 그가 선택했던 방법은 문화적인 동화였다. 그래서 '논어'나 '맹자' 등 중국의 고전을 인용해 그리스도교를 설명하는 등 일방적으로 그리스도교를 강요하지 않고 중국 문화를 일차적으로 수용한 후 이해하기 쉽게 설명했다.
이러한 마테오 리치의 동양에 대한 관대한 접근은 동료 선교사들과 예수회 내에서는 이단적 행동이었으며 실제 그의 행동은 예수회 존폐 문제로까지 치달았다. 이는 마테오 리치의 업적이 후일 재평가 받는데 있어 오랜 시간을 필요로 한 이유다. 이 책은 마테오 리치가 로마로 보낸 보고서와 편지를 비롯해 '천주실의' 등 그의 한문서를 해설하며 문화사적 업적을 재평가하고 있다.
〈동아시아/927쪽/3만6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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