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지막한 키에 바짝 마른 몸매탓인지 여리게만 보이는 오석자(헬레나.45)씨. 그러나 차분한 말투와 반짝이는 눈빛엔 「신앙적 강인함」이 배여있다. 오씨는 『여러가지 육체적 질병을 지녔지만 하느님 일을 돕는덴 장애 요인이 될 수는 없다』며 『오히려 겸허해지는데 이러한 고통들이 큰 도움을 주고 있다』고 말한다.
오씨의 공식적인 교회 활동은 교구 성서봉사자, 평신도 교리교사, 꾸리아 단장 등 몇가지. 하지만 이보다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 남들이 하기 꺼려하는 일을 도맡아 처리하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그 대표적인 예가 성당 청소와 소외된 노인들 방문.
『교회를 위해서 뭔가를 해야죠. 아주 작은 일들을 해왔는데…부끄럽습니다』
성당에 나와 온갖 궂은 일을 하고 또 어려운 노인들을 방문하는 것이 생활의 일부분이 된지 오래다. 하루라도 거르면 마음이 편치 못하다. 노인들은 오씨가 찾아주면 딸이 오는 것처럼 반가워 한단다.
서울 토박이인 오씨. 「그저 좋은 사람」같아 남편 박찬일(필립보)씨와 결혼했다. 그런데 시집와서 보니 종가집 며느리에다 남편이 큰 집의 양자인 까닭에 두명의 시어머니가 계셨고 결혼안한 시동생이 3명. 움직이지 못하는 큰어머니 병수발에다, 시동생 뒷바라지… 잠시도 쉬질 못했다. 무리하다보니까 여러가지 병마들이 침입했다. 너무너무 아팠는데 이젠 그 아픔을 신앙적으로 승화시켜 버렸다 한다.
3대째 내려오는 개신교 집안에서 태어난 오씨. 그러나 장녀인 그녀가 천주교에 입문하자 친정 어머니와 여동생들도 잇달아 개종했다.
성서공부를 시작하게된 것은 「지적 갈증」해소를 위해서였다. 『성서에 담긴 계시를 좀 더 알게 되면 더 많이 하느님을 알 수 있을 것 같았고, 더 많이 하느님을 사랑할 수 있으리라 확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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