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회의 가르침
혼인.가정관련 문헌들
가정에 대한 교회의 사목적 관심은 근본적인 것이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1981년 발표한 회칙 「가정 공동체」에서 그리스도인의 가정이 그 자체로 하나의 교회로서의 가치를 지니고 있기 때문에 가정은 「작은 교회」로서의 사명과 역할을 갖고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가정 자체가 하나의 교회이며 따라서 그리스도인들은 성 가정의 모범을 따라, 그리고 그리스도와 교회의 가르침에 따라 가정의 존엄성을 지키고 수호해야 한다는 것이다.
교회가 성가정의 모범에 바탕을 두고 가정의 소중함을 수호하려는 노력을 해왔지만 현대에 들어와 이러한 기본적인 가치가 붕괴되는 조짐을 보이면서 교회는 더욱 적극적으로 가정에 대한 그리스도의 가르침을 여러 가지 문헌들을 통해 강조하고 확인해왔다.
1980년 세계 주교대의원회의가 개최되고 난 이듬해에 반포된 회칙 「가정 공동체」는 혼인과 가정에 대한 교회의 이러한 관심과 그에 따른 권고를 담고 있는 대표적인 문헌이다.
현대 세계의 가정이 지닌 잘못된 개념부터 이혼 증가, 인공 유산의 폐해, 불임 수술의 증가, 잘못된 피임의 경향 등 기본 가치의 붕괴가 가속화되는 가운데 반포된 이 회칙은 전통적이고 근본적인 원칙들이 사회 생활 안에서 도전 받는 사회적 환경 속에서 가정이 나아가야 할 길을 제시했다.
교황청 가정사목평의회는 지난해 혼인을 하지 않고 동거하는 젊은이들의 늘어나고 있는 세태에 대해 개탄하고 혼인과 가정의 소중함을 강조한 훈령 「가정과 결혼 그리고 사실상의 결합」을 발표했다.
이 훈령은 동거가 다반사로 이뤄지는 오늘날 서구사회가 혼인과 가정의 소중함을 지켜야한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또 가정은 필수불가결한 선이라고 천명하면서 사회 전체가 가정의 권리를 보호하고 증진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교회는 그 외에도 제2차 바티칸공의회의 교회헌장, 현대세계의 사목헌장, 평신도사도직교령, 사제양성에 관한 교령, 교회의 선교활동에 관한 교령 등 문헌에서 상당한 비중으로 가정사목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생명 문제를 다룬 교황 바오로 6세의 회칙 「인간 생명」 역시 인간의 생명과 가정의 문제를 본격적으로 다룬 문헌이다. 1974년 세계주교대의원회의 후에 반포된 「현대의 복음선교」, 1977년 세계주교대의원회의 후 나온 「현대의 교리교육」 역시 혼인과 가정에 관련해 참조할 중요한 문헌이라고 할 수 있다.
가정사목 프로그램들
급변하는 사회 속에서 가정과 생명의 가치가 혼란스러운 것은 신자 가정들도 크게 다르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교회의 전통적이고 근본적인 가르침들에 대해 신자 가정들에서조차 현실과의 괴리를 보이고 있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서울대교구 평신도사목국 가정사목부가 수년전 실시한 「서울대교구 신자들의 가정 및 가정사목 실태 파악을 위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절반 가까이가 이혼을 생각한 적이 있었다. 혼전 성관계에 대해서도 특히 20대 신자는 29.8%만이 절대 반대의 입장을 표명할 뿐이었다.
이러한 조사 결과는 우리 교회 안에서도 가정사목 관련 교육이 강화되어야 한다는 것을 여실히 드러내는 것이며 각종 가정사목 프로그램들이 개발, 실시돼야 한다는 것을 반증한다. 이와 함께 교구와 본당에 가정사목부가 필수적으로 설치돼야 할 것이다.
현재 교회 안에서 가장 넓게 자리잡고 있는 가정 관련 사목 프로그램 중 하나는 「매리지 엔카운터(ME) 주말」이다. 부부들이 원만한 결혼생활에서 만족하지 않고 더 훌륭한 결혼생활을 할 수 있게 도와 주기 위한 프로그램으로 2박3일 동안 결혼 생활 속에서의 신앙과 자신들이 직접 경험한 체험들을 발표하며 평소에는 서로 나누지 못했던 것들을 대화와 글을 통해서 나눔으로써 부부간의 사랑과 하느님의 사랑을 체험한다.
「선택주말」은 미국에서 시작돼 1983년 5월 한국에 처음 도입된 것으로 미혼 젊은이들을 대상으로 이들이 새로운 가치관을 찾도록 도와준다. 2박3일 동안 사제, 수도자, 부부, 젊은이 등으로 구성된 진행자들과 참가자들이 대화를 나눔으로써 자신과 이웃, 하느님과의 새로운 관계를 발견한다.
「약혼자주말」은 혼인을 준비하고 있는 약혼이나 혼인직전의 남녀, 또는 혼인 1년 미만의 부부가 자신들의 앞날에 대해 단 둘이서 얘기를 나누는 프로그램이다. 대화의 내용은 성직자 한 명과 두 부부들이 발표하는 내용에 의해 이뤄지게 되는데 이를 통해 앞으로 전개될 결혼 생활을 지혜롭게 해결해 나갈 힘을 얻게 된다.
「부모역할훈련(PET 교육)」은 미국에서 개발돼 국내에는 한국심리상담연구소에 의해 1989년 8월에 도입, 1990년부터 부모들을 대상으로 실시하고 있다. 좋은 부모가 되기 위한 훈련 즉 부모로서의 역할을 효과적이며, 효율적으로 수행하기 위한 훈련으로서 8주 과정으로 이뤄진다.
「자연적인 가족계획법」은 인위적인 피임방법이 갖는 반생명적인 요소와 생명의 존엄성을 깨달아 행복하고 건전한 가정을 꾸리도록 도와주는 프로그램이다. 참가자들은 자연적인 가족계획법으로 교회가 권장하는 기초체온법, 점액관찰법 등을 배우면서 생명의 존엄성을 인식하고 참된 부부의 애정을 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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