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티칸=CNS】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미국 가톨릭 성직자들의 아동 성학대 추문을 강도 높게 공개 비판했다.
교황은 4월 23~24일 이틀간 일정으로 미국 추기경 12명과 주교들을 불러 특별 대책회의를 열고 교회를 위기에 이르게 한 성직자의 파렴치한 성추행은 명백한 「범죄」라고 규정했다.
교황은 『문제의 본질에 대한 인식 부족과 전문가 조언의 결핍으로 대주교들이 일련의 사건에서 잘못된 결정을 했다』며 『성추행 사제에 대한 타교구 전출 등의 은폐시도가 잘못된 것』임을 시인했다. 이어 성추행 사제가 성직을 수행할 근거가 없다고 강조, 문제가 되는 사제들을 해직시키는 특별절차를 만드는데 합의했다.
그러나 이 합의가 모든 성추행 사제들을 처벌한다는 이른바 「불관용(zero-tolerance)」 정책일지는 아직까지 의견이 분분해 논란이 예상된다. 문제가 되는 모든 사제를 해직할 것인가 아니면 성학대가 처음이거나 실수로 인정된 자에대해 처벌을 피할 수 있도록 할지에 대해서는 계속 논의가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벨빌의 윌턴 그레고리 주교는 『무조건 처벌만을 강조하는 「불관용」 정책은 미래 교회에 커다란 위험적인 요인이 될 수 있다』며 『해당지역 주교들의 판단에 맡겨 심한 정도에 따라 처벌 여부를 결정하도록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반면 시카고 교구의 프랜시스 조지 추기경은 『가톨릭 교회에 큰 물의를 일으킨 사제의 아동 성학대 문제는 엄정하게 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이번 파장이 성직자의 독신주의 원칙에는 변함이 없으며 오히려 더 강화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워싱턴 대교구의 시어도어 맥캐릭 추기경은 『사제의 아동 성학대 문제에 대한 교황의 발언은 불관용을 촉구한 것이 분명하다』고 말하고 점차 엄한 처벌 기준이 확립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30년간 130여명의 아동을 성추행 한 혐의로 구속된 존 오언 신부로 인해 촉발된 이같은 파문은 이와 유사한 고발이 잇따르면서 눈덩이처럼 커졌다. 특히 교회내에서 이를 은폐했다는 의혹이 일면서 가톨릭에 대한 불신으로 인해 위기의식이 팽배해졌다.
문제의 파장을 일으킨 존 오언 신부가 소속된 보스턴 교구의 버나드 로 추기경은 사건 은폐 문제로 인해 미국내에서 거센 사임 압력을 받고 있다. 로 추기경은 대책회의 자리에서 동료들에게 미안하다며 『내가 몇가지 실수를 범하지 않았다면 우리가 여기 올 필요도 없었을 것』이라고 사과했다.
한편 24일 밤까지 계속된 회의를 통한 합의사항은 6월 텍사스주 댈러스에서 열릴 전미 주교회의에서 논의될 예정이며 이어 교황청의 승인을 받아야 공식적으로 효력이 발생한다.
세계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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