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스컴에 대한 중요성이 어느 때보다 부각되고 있지만, 한국 교회 신자들의 가톨릭 홍보 매체에 대한 관심과 의식은 매우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40~50대에 비해 20~30대의 경우 관심도는 더욱 낮아 이들을 위한 적극적인 홍보 전략이 필요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최근 수원교구 복음화국(국장=이찬종 신부)이 교구 내 신자 130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신앙생활 진단을 위한 의식조사에서 확인된 결과로, 교회 출판물(신문, 잡지, 서적)의 구독 정도에 있어 응답자의 6?4%만이 적극적으로 구독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연령대 별로 살펴보면 가끔 읽거나 거의 읽지 않는 비율이 20대 90%, 30대 75%, 40대 55%, 60대 51% 순으로 연령층이 낮을수록 더욱 심각한 것으로 조사됐다. 더욱이 20대의 경우 적극성과 능동성의 판단 기준이 될 수 있는 교회 출판물을 수시로 구입해서 읽는다고 답한 응답자가 0%인 것으로 이번 수원 의식 조사 결과 밝혀졌다.
이 같은 결과는 비단 수원교구 의식조사 뿐만 아니라 가톨릭신문이 창간 70주년을 맞아 지난 1997년 조사한 「가톨릭신자 종교의식과 신앙생활」 신앙서적 열독률 통계에서도 잘 드러나고 있다. 이 조사에 따르면 「많이 읽는다」가 6?2% 「거의 읽지 않는다」가 28?6%이며 전체 응답자의 59?5%가 교회 서적에 대한 관심이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비해 개신교 신자는 1년간 한 권 이상 신앙 서적을 열독한 비율이 44?8%로 집계돼, 가톨릭 신자들에 비해 교회 출판물을 많이 읽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렇다면 홍보매체에 대한 교회 전반적인 인식은 어떠한가? 교회가 홍보매체에 대해 본격적으로 관심을 표명하기 시작한 것은 교황 비오 11세(1922~1939)부터였지만 체계적인 관심을 가진 것은 1963년 제2차 바티칸 공의화가 개최되면서 「매스미디어에 관한 교령」이 반포되면서부터이다. 이에 따르면 교회는 결국 사람과 문화에 봉사하고 세상과 대화하며, 인간 공동체와 발전에 봉사하고 교회 일치, 새로운 복음화에 봉사할 수 있는 가능성을 홍보매체는 충분히 갖고 있으며 따라서 교회가 이를 긍정적인 입장에서 수용하고 선용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현재 교회 홍보매체는 과거와 비교해 상당히 다양해진 것이 사실이다. 우선 개신교, 불교와 함께 3대 종교 방송으로 평화방송 TV와 리디오 방송이 있고, 신문으로는 일간지인 매일신문과 주간신문으로 가톨릭신문, 평화신문이 있다. 또 인쇄 출판물로는 경향잡지를 비롯한 종합적인 신앙 교양지에서부터 성서 전문지, 학술지 등 다양한 체계와 내용을 가진 특색있는 잡지들이 많이 등장했다. 또 각 홍보매체들은 기존의 종이 매체 뿐만 아니라 PC 통신에서부터 인터넷 사이트에 이르기까지 온라인 서비스를 제공하며 영상매체 제작과 보급 등 첨단 매체의 활용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이처럼 교회 매체가 질적으로나 양적으로 적지 않은 성장을 해왔음에도 이용률이 이에 버금가게 성장하지 못한 이유는 어디에 있는가. 물론 우선적으로 신자들의 교회 홍보매체에 대한 관심과 의식변화가 절실하다. 이와 함께 교회 홍보매체들은 급속도로 변화되는 교회 안팎의 환경에 신속히 대처하고 시대적 징표에 맞춰 신자들을 선도해나가려는 보다 적극적인 노력이 병행돼야 한다.
생활성서사가 지난 1993년 406명의 신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교회 홍보매체가 안고 있는 문제와 관련된 질문에서 평신도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다는 응답이 44%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내용이 딱딱하고 어렵다는 응답이 다음으로 20%를 차지했다. 이런 결과를 볼 때 교회 매체가 일반 사회 매체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수용자들로부터 매력이 떨어지는 것을 볼 수 있다. 따라서 앞으로 교회 홍보 매체와 신자들 스스로의 인식 변화와 더불어 교회가 이러한 첨단의 매체들이 의미하는 바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이 매체들을 어떻게 복음화의 도구로 수용해 활용할 것인지에 대한 심도 있는 연구가 지속적으로 모색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대교구 홍보실장 정웅모 신부는 『매체의 홍수 속에 매일 매일 살아가는 우리들이지만 정작 교회 홍보 매체에 대해서는 그 관심과 참여도가 매우 미흡하다』고 지적하고 『자신의 신앙을 키우고 더 나아가 이 땅의 복음화를 위해서는 교회 홍보매체를 적극 활용하고 성장시켜야 한다는 사명감이 우리 신자들 안에 정착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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