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 교회의 본고장 이탈리아. 성베드로성당, 밀라노 성당, 피사 대성당 등은 그 웅장함과 화려함만으로도 세인들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한 문화재들이다.
그러나 편리와 디자인을 강조하는 현대 건축물들에 있어 이들의 건축 기법과 디자인을 접목시킨다는 것은 대단히 어려운 일. 이는 교회 건축이 과거 르네상스 시대의 유산은 아니며, 교회 건축도 과거의 모방이 아닌 사회의 흐름과 함께 변화해야 하기 때문이다.
한서대학교 건축학과 교수로 재직 중인 윤성호(자카리아·46·수원 율전동본당)씨가 펴낸 「이탈리아 현대 성당 건축」은 이탈리아 각지에 있는 현대 소성당의 그 예술적 가치를 탐사해 나간 작업이다.
비교적 최근에 지어진 38곳의 성당을 소개하고 있는 이 책은 윤교수가 자료를 모으는 데만 꼬박 4여년의 시간을 투자한 역작. 전면 컬러로 소개되는 사진들은 이탈리아 유학시절 현지를 직접 찾아다니며 찍은 것들이다.
「파티마의 성모 기념 성전」, 「성령을 위한 성당」 등 책을 통해 소개되는 성당들은 서정적이면서도 시적인 분위기를 물씬 풍기는 소규모의 건축물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이에 대해 작가는 『이탈리아 교회가 점점 소공동체화 되어 간다』고 주장한다.
윤성호 교수는 성당 건축물을 통해 다양한 설계와 디자인으로 앞서가는 현대 건축에 대해 새로운 개념을 깨우칠 수 있었다고. 그래서 얻은 결과가 「빛」의 개념이다. 윤교수는 건축물에 있어 특히 「빛」이 투영되는 부분을 강조한다.
『「나는 빛이요 생명이다(요한 8)」라는 예수님의 말씀처럼 건축물 안에도 빛이 들어오면 생명의 경건함을 느낄 수가 있습니다』
그가 설계했던 「부천 중2동 성당」과 「안성 구포동 100주년 기념 성전」은 빛에 의한 표현을 많이 강조했다고 한다.
윤교수는 『「성당」이란 건축물은 일차적으로 전례에 충실해야 합니다. 그 곳은 하느님과 우리들이 「기도와 찬미」로 만나는 「교육과 화합」의 공간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윤성호 교수는 『우리나라의 성당은 모두 비슷비슷한 정형화된 디자인』이라며 『우리의 시대정신이 담긴 「우리만의 건축정신」을 성당에 반영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책이 미술가나 건축가 및 교회를 짓고자 하는 분들에게 하나의 참고서가 됐으면 합니다. 책을 통해 성당의 아름다움을 만끽하시고, 현대 건축물에 대한 안목을 넓힐 수 있기를 바랍니다』
국민대학교 건축학과를 거쳐 이탈리아 로마대학교 건축학 박사 학위를 취득한 작가는 현재 「한국 건축대전 초대작가」와 「가톨릭 미술가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가톨릭출판사/1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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