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티칸=외신종합】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국제적인 인신 매매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그 원인이 되는 사회적인 문제들을 치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황은 5월 15일 인신매매 문제에 대한 국제적인 대처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로마 그레고리안 대학교에서 열린 국제회의에 보낸 메시지를 통해 『인간을 비참한 노예상태로 만드는 인신매매 시장에서 점점 그 수요가 늘고 있다』고 지적하고 그 원인에 대해 깊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황은 이러한 문제들은 우리들의 생활 양식과 행동 습관을 성찰해볼 것을 요구한다며 특히 여성을 성적 대상으로만 간주함으로써 개도국에서 성과 관련된 산업이 횡행하도록 만드는 문제를 깊이 반성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교황은 이어 『저개발국에서 많은 여성이 희생자가 되고 있다』며 『인신 매매를 근절할 수 있는 보다 효과적인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황청 외무부장 장 루이 또랑 대주교는 15일 「21세기 노예-인신매매의 인권 측면」이라는 제목으로 열린 이번 회의에서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메시지를 발표했다. 이 회의는 교황청 주재 외교관들과 그레고리안 대학교, 교황청 정의평화협의회와 이주사목평의회 등이 공동으로 개최했다.
미국 의회 통계에 따르면 오늘날 매년 70만명에 달하는 사람들이 인신매매 대상으로 암거래되고 있으며 미국에서만 5만여명의 여성과 어린 소녀들이 인신매매되고 있다.
교황은 『인신매매는 인간 존엄성에 대한 충격적인 침해이며 인간 기본권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또 『인신매매 행위가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는 것은 세계화의 과정과 관련된 정치, 경제, 사회적인 문제들과 관련이 있다』며 『이는 각 국가의 존립과 안녕을 위협할 뿐만 아니라 국제 정의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했다.
교황은 특히 『여성과 어린이의 성적 학대는 인신 매매의 가장 흉악한 요소』라며 『매매춘을 하나의 산업으로 간주하려는 경향은 인신매매의 확산을 조장할 뿐만 아니라 그 자체로 윤리법에 저촉되고 인간의 성의 신비를 단지 하나의 상품으로 전락시킨다』고 지적했다.
세계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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