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어떤 사람들을 만날까」, 「더 친절한 모습으로 봉사해야 할텐데」….
삼성서울병원 자원봉사실에서 일일봉사 하는 박상돈(갈리스도.74.서울 개봉동본당)-강선희(시릴라.70) 부부는 매주 화요일이 손꼽아 기다려진다.
기대 반 걱정 반 머릿속에 얽힌 생각들로 집에서 병원까지의 2시간은 쏜살같이 지나간다.
박씨 부부는 1층 외과 안내데스크와 내분비내과 혈압 측정소에서 화요일 정오부터 오후4시까지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병원을 찾은 환자들의 병동안내, 혈압.신장 측정 등이 박씨 부부에게 맡겨진 소임. 때로는 거동이 불편한 환자들을 휠체어에 태워 병동까지 안내하기도 한다.
고등학교와 초등학교 교사로 각각 일했던 박씨 부부가 병원 자원봉사에 나선 것은 지난 1995년 1월. 본당 사목회장, 성령쇄신봉사회 기도회 총무 등을 맡으며 신앙생활에 충실했던 것이 계기가 됐다. 성당 봉사에 빠짐없이 참여하면서 항상 봉사할 수 있는 힘을 주신 하느님께 보답하는 방법이 무엇일까 고민했고 그 해답을 병원봉사에서 찾았다.
「혹시 나이가 많아서 거절하면 어쩌나」하는 걱정 속에 병원 문을 두드렸지만 의외로 자원봉사실에서는 노부부를 따뜻하게 한 식구로 맞이해 줬다.
원무과 입퇴원 수속 업무를 시작으로 지난 8년 동안 호스피스, 중앙로비 안내, 1층 외과 안내, 영상의학과 X-RAY실 보조까지 병원 곳곳의 궂은 일을 도맡아 했다. 덕분에 이제는 병원 식구들 중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 70이 넘은 고령임에도 항상 웃는 얼굴로 열심히 봉사하는 노부부의 모습을 본받고자 병원 홍보실에서는 봉사모습과 가정생활 등을 담은 영상물을 제작, 전직원에게 방영하기도 했다.
『「가톨릭 신자로서 모든 이의 표양이 되자」는 생활신조를 되새기며 봉사하고 있습니다. 요즘도 하느님께 기도를 바치며 우리에게 봉사할 수 있는 힘을 주신 것에 대해 감사드린답니다』
앞으로 박씨 부부는 하느님이 건강을 허락하는 날까지 봉사자로 살 계획이다. 가장 기억에 남고 봉사 중 눈물도 많이 흘렸던 호스피스 활동은 여건이 허락되면 다시 시작할 생각이다.
『봉사를 하기 때문에 더 젊어진 것 같아요. 우리 부부가 방안에 앉아 있으면 「노인」이지만, 이렇게 봉사를 하면 이웃의 「손」과 「발」이 될 수 있잖아요. 봉사는 곧 삶의 활력소이자 보람입니다. 물론 그 보람은 어떤 것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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