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20일부터 23일까지 열린 「극동 아시아 주교들의 친교모임」에 주제 강사로 초빙된 체코 프라하대교구장 밀로슬라브 블크추기경(Miloslav Vlk)은 공산 정권 하에서 10년여간 성직 활동을 금지 당하고 빌딩 창문닦이등 청소부로 생활한 남다른 경험을 지니고 있었다.
그런 면에서 아직까지 공산정권과 대치하고 있는 유일한 분단국가인 한국을 방문, 주교들과 함께 화해와 일치 영성을 이야기한다는 것은 블크추기경에게 초청 강연 이상의 어떤 의미가 아닐 수 없다.
『하느님은 공산주의를 초월하는 분입니다. 암흑과도 같았던 공산주의 하에서 하느님은 고통스런 십자가를 생명과 삶의 도구로 바꿔주심을 알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깊이 있게 체험할 수 있었던 것은 하느님은 우리를 결코 홀로 버려 두지 않으신다는 것입니다. 하느님은 우리 힘을 능가할 만큼의 고통은 주지 않으신다는 것도 새삼 깨달을 수 있었던 기회였습니다』.
비록 청소부 모습으로 아침이면 성당이 아닌 거리에서 하루를 시작해야 했던 블크추기경은 이때를 참으로 「축복의 시기」 였다고 회고했다.
블크추기경은 『한국이 지닌 분단의 아픔을 마음속에 간직하고 기도하겠다』면서 『북한의 어려운 사정도 전해듣고 있는데 한국교회에 사제성소가 풍성한 것은 아마도 북한선교를 준비시키기 위한 하느님의 뜻이 아닌가 싶다』고 의견을 밝히기도 했다.
1932년생인 블크추기경은 1968년 사제품을 받았으며 지하교회 활동을 거쳐 공산정권 몰락후 90년 주교품을 받았다. 93년부터 2001년까지 유럽 주교회의 평의회 의장을 맡은바 있는 추기경은 94년 추기경에 임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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