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당 건축이 한 자리에」
건축을 흔히 예술과 기술의 종합으로서 시대를 반영하는 거울이라고 한다. 더욱이 한국의 성당 건축은 비록 100여년의 역사 밖에 되지 않았으나 신앙의 자세와 의식을 반영한 가톨릭 문화의 표상으로서 다양하게 변천해왔다.
지난 2월 25일 축복식을 갖고 문을 연 가톨릭 화랑은 5월 30일부터 6월 23일까지 서울시 중구 중림동 가톨릭출판사(사장=박항오 신부) 신관 1층 화랑에서 「가톨릭 성당 건축전」을 갖고 있다.
단국대학교 건축대학 김정신 교수를 비롯해 성당 건축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13명의 건축가들이 참여한 이번 건축전에는 가톨릭 미술상 역대 수상작인 김원씨의 「광주가톨릭신학대학교」와 김영섭씨의 「창양성당」, 박재환씨의 「배론성지 성당」 등 20여점이 출품됐다.
특히 최근 준공 5년 이내 성당 건축물들을 대상으로 처음 마련된 이번 전시회는 현 성당 건축 기법과 흐름을 한 눈에 조망해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또한 오늘날 경제발전과 도시화, 교회의 급격한 성장으로 한국이 세계에서 교회건축이 가장 활발한 나라로 부상하고 있는 가운데, 우리의 성당 건축이 안고 있는 문제점은 무엇이고 앞으로 어떠한 방향으로 의식전환이 필요한지를 성찰해보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건축전을 주도적으로 준비한 김정신 교수는 『한국 교회안에서 활발하게 성당 건축이 이뤄지고 있지만 건축가 뿐만 아니라 성직자, 교회 미술가, 신자들이 서로 공유할 수 있는 건축언어와 교류의 장이 부족했다』고 지적하고 『이번 전시회를 계기로 모든 이들이 함께 의견을 나누면서 성당 건축에 대한 올바른 의식을 가질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아울러 가톨릭화랑은 건축전과 더불어 심도 있는 토론의 장을 마련한다.
6월 14일 오후5시 가톨릭화랑 전시장에서 펼쳐질 「한국 현대 가톨릭 성당건축의 현황과 과제」란 주제의 세미나가 그것.
이는 건축전을 통해 모여진 교회 구성원들의 관심과 호응을 보다 심화 시켜 현 시대 성당 건축을 조명해보는 한편, 성직자를 비롯해 건축가, 미술가, 신자들이 갖고 있는 교회건축에 대한 인식의 차이를 줄이고 서로 공유할 수 있는 활로를 모색하자는 취지다.
가톨릭화랑이 이번에 의욕적으로 준비한 건축전과 세미나는 교회 건축에 관심있는 모든 이들이 다시금 성당 건축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는 뜻깊은 장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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