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종합】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불가리아와 아제르바이잔 순방이 5월 26일 끝났다.
교황은 26일 불가리아 수도 소피아 외곽 100킬로미터 가량 떨어진 플로브디프의 알렉산더 바텐버그 광장에서 미사를 거행하고 1952년경 공산주의 통치하에서 순교한 불가리아 순교자들을 시복했다. 이날 시복식 미사에는 가톨릭 신자들을 비롯해 정교회와 이슬람교도등 모두 2만5천여명이 참석했다.
이날 참석자들 중에서 특별히 눈에 띄는 인물은 불가리아 정교회 수장인 아르세니즈 총주교로 그는 교황의 순방을 맞아 「그리스도 안에서 교회의 일치」라는 말로 교황을 환영했다.
이날 미사 제대가 설치된 곳은 한때 플로브디프의 공산당 본부로 사용됐던 건물 바로 옆이었다.
이날 시복된 3명의 불가리아 순교자는 모두 승천의 아우구스티노회 소속 수도자들로 1952년 11월11일에서 12일 사이에 교황청 스파이라는 혐의를 받고 소피아에 있는 감옥에서 총살됐다.
이 수도회는 1845년 프랑스에서 엠마누엘 드 알존 신부에 의해 창립됐으며 교황 비오 9세의 요청으로 불가리아에 진출해 불가리아 정교회와의 친교를 증진했다.
교황은 이날 강론을 통해 불가리아 그리스도교 순교자들의 교회 일치적인 특성을 강조하고 『가톨릭과 정교회의 형제 자매들은 모두 똑같이 공산주의 정권 아래에서 순교의 영광을 얻었다』고 말했다.
교황은 이날 미사 후 불가리아의 가톨릭 주교들과 함께 오찬을 하고 젊은이들을 만나 『불가리아의 미래』라고 부러며 항상 기도 중에 함께 할 것을 약속했다.
교황은 이에 앞서 23일 불가리아 수도 소피아에 도착해 나흘간의 불가리아 순방 일정에 들어갔다. 올해 82세의 교황은 고령과 건강 악화에도 불구하고 순방을 강행, 다소간 피로한 기색을 보이기도 했으나 무사히 순방을 마쳤다.
불가리아는 지난 1981년 5월 한 터키인 청년이 저지른 교황 암살 미수 사건의 배후라는 국제적인 의혹을 사왔으나 이번에 교황의 순방으로 그러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다소간 씻어낸 것으로 평가 된다.
교황의 불가리아 방문은 96번째 해외순방이다. 불가리아 도착 당일 당국은 약 6천여명에 달하는 경찰을 동원해 사상 유례없이 삼엄한 경비를 한 가운데 교황은 소피아 도심 알렉산더 네프스키 광장에서 3천여명의 환영 인파에게 연설을 하고 불가리아 국민들에 대한 애정을 표시했다.
교황은 또 불가리아 국민들이 제2차 세계 대전 기간 중에 수많은 유다인들을 구했음을 지적하고 『상처는 치료되어야 하고 미래는 긍정적으로 계획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교황은 25일 불가리아 정교회의 대표적인 수도원인 릴라의 성 요한 수도원을 방문해 동방교회의 수도원은 교회에 큰 은총이라고 치하했다.
한편 교황은 불가리아 방문에 앞서 22일 아제르바이잔을 방문해 하루 동안 머물렀다. 이슬람 국가로 가톨릭신자는 불과 120여명에 지나지 않는 아제르바이잔 바쿠 공항에 도착한 교황은 『하느님의 이름을 더럽히는 모든 폭력을 거부하고 평화와 화합에 매진할 것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세계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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