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남편도 빈손으로 내려와서 자수성가했어. 여러분들도 꿈을 갖고 열심히 공부하면 희망이 보일꺼야』
5월 30일 서울 시내 모처에서는 북한이탈 청소년 12명을 위한 장학금 전달식이 열렸다. 살레시오 수도회 김정수 신부가 주선한 이 자리에서 칠순이 넘은 백옥린(데레사?서울 여의도본당)씨는 손주 같은 학생들의 손을 붙들며 당부하고 또 당부한다.
장학금 전달식은 김신부가 백씨의 남편인 고 김형옥(가브리엘) 옹의 유지로 마련한 것이다.
한국전쟁 당시 단신으로 한국으로 내려온 김옹은 의사로 자수성가했다. 김신부와는 살레시오회 나눔의 집 봉사를 하며 인연을 맺게 된 사이. 김신부는 김옹이 항상 북에 두고 온 자식들 생각으로 어렵고 불우한 청소년들에 대해 관심이 남달랐다고 전한다.
지난 2000년 세상을 떠나면서 김 옹은 북한을 탈출, 이곳에 자리잡은 청소년들을 위해 써달라며 그 동안 모은 2억 원을 전달했다. 김신부는 김 옹의 유지를 받들어 2억원을 은행에 저축했고 2년간 모은 이자로 이번 장학금을 마련하게 됐다.
이날 백씨는 『생전에 남편은 북에 두고 온 자식 걱정에 잠 못 이룬 적이 많았다』면서 『고향을 떠나 고생하고 있는 우리 학생들을 위해 한푼도 헛되이 쓰지 않고 열심히 모은 돈』이라고 말했다.
장학금을 받은 학생들은 노부부의 깊은 배려에 감사하면서 한편으로 김옹의 유지를 되새기며 숙연한 모습을 보였다.
김신부는 『북한 이탈 청소년 대부분이 가족과 생이별한 채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면서 이들을 위한 교회차원의 배려와 관심이 더욱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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