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난의 생애를 살고 간 예레미야 예언자의 수난사와 유다의 구원에 관한 행복을 살펴보고자 한다.
여호아하즈 왕이 국외로 추방당하고 그의 동생 여호야킴이 즉위했던 기원전 609년에 발생한 사건이다(26장). 예언자가 성전에서 자기 백성을 향해 진심으로 뉘우치지 않으면 성전은 실로 옛 성소처럼 파괴될 것이라고 엄포한 성전 설교이다.
예언자의 이 설교는 오만으로 가득 찬 백성의 가슴에 불을 질러 그들은 예언자를 죽이려고 한다. 그러나 의식있는 몇몇 고관들이 사태를 공정하게 판정하여 예레미야는 기적적으로 목숨을 부지한다.
이렇게 살아난 예레미야는 예루살렘의 멸망을 초래하는 정책을 막으려고 외로운 투쟁을 한다(27~29장). 반(反)바빌론 정책이 하느님의 명령에 어긋나는 이유는 하느님께서 바빌론을 선택하여 당신을 배반한 백성을 징벌하고자 이미 작정하셨기 때문에 바빌론은 하느님의 도구이다. 그러므로 이스라엘은 인내와 겸손으로 이 벌을 참아 받아야 하는데 이를 거역하니 예언자의 가슴은 답답할 뿐이다.
예레미야는 이제 거짓 예언자 하나니야와 대결한다(28장). 하나니야는 어깨에 멘 예레미야의 멍에를 짓부수어 버리고 온갖 모욕을 퍼붓는다. 인간이 인간을 우롱할 수 있을지는 몰라도 하느님은 결코 인간에게 우롱당하실 수 없다는 것을 말한다.
이어서 바빌론 포로민들에게 보내는 예언자의 편지(29장)는 가까운 장래에 해방이 올 것이라고 선동했던 거짓 예언을 뒤엎고 그곳에서 살집을 짓고 장가들어 안정된 가정생활을 영위하란다. 그리고 이교 백성들의 틈에 무방비상태로 살다가 자취도 없이 사라지는 현세적 삶에만 몰두하지 말라고 경고하여, 사람이 살아가는 데 있어서 참 삶의 의미를 함께 궁구할 것을 권고한다. 이때 함께 살고 있는 이교 민족들을 위해서도 기도하라고 함으로써 인류를 위한 『빛』의 역할을 상기시켜 온 인류의 복지를 위한 인간의 도리를 일깨운다.
30~31장의 밝은 소식들은 처음에는 예레미야 활동 초기에 북 이스라엘을 위하여서만 선포되었다가 후에 전 이스라엘로 확장된다. 귀환이라는 역사적 사건을 넘어 새 인류가 출현하여 새 계약이 맺어지리라는 예언(31, 31~34)은 특기할 부분이다. 이제 하느님은 미래의 어느 날에는 바로 당신 백성들의 죄를 모두 용서하여 그들의 마음속에 당신의 법을 새겨서 그들 모두가 기필코 하느님을 알게 되리라는 새로운 이 계약은 메시야 시대의 태평성대, 특히 하느님과 인간 사이에 이루어질 새로운 관계에 그 초점이 있다. 이 새 계약은 시나이 산의 법전을 대신할 다른 법전이 아니다. 이는 돌판에 새겨질 것이 아닌 피가 흐르는 마음에 새겨질 내심(內心)의 법전이다. 새 계약은 죄를 없애주고 머리로 보다는 마음으로 하느님을 알아 뵙게 만들어 이제 『하느님의 자녀임을 알게 될 것이다』라고 사랑의 진액을 철철 넘치게 하고 있다. 이 항목은 성서 전체를 통해서 가장 심오하고 감동적인 구절중의 하나로 신학의 정점을 이루면서 빛나고 있다.
예레미야는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 영어의 몸으로서도 평화시에나 하는 밭을 사는 상징적 행위를 하고 있다. 이는 폐허가 될 예루살렘이지만 이스라엘이 앞으로 반드시 이곳에서 다시 사고 팔게 될 것이라는 희망을 알려주는 부분이다( 32장).
시드키야 왕이 노예를 해방했다가 다시 부리는 비리를 찔러 그 행하는 만큼 당하리라는 고발이 비수 같고 35장의 레캅인들이 포도주를 마시지 않는 일화는 이방인도 자기 선조의 관습을 충실히 지킨다는 교훈을 주고 있다.
예레미야의 고난의 생애를 통해 오늘날 우리에게 주고자 하는 것은 무디어 가는 양심에 하느님의 전언으로 빛을 밝혀, 진정한 자유민으로 사는 길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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