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광호 신부가 「불의 화두」 이후 새로운 시도로 「선(線)」의 문제를 다룬 작품들을 선보여 눈길을 끈다.
최근 제13회 조선일보초대전을 비롯해 활발한 작품 전시회를 열어온 화가 조광호 신부(성 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가 6월 8~31일 경기도 마석에 위치한 모란미술관(관장=이연수)에서 초대전을 갖고 있다.
주제는 「가상현실의 시대, 미술의 종말과 선(線)의 정신」.
주제에서 알 수 있듯 작가는 이번 작품전에서 허구의 세계가 실재 세계를 압도하는 이 시대에 예술행위가 본연의 실재를 상기시키는 보루여야 한다는 사실을 일깨우고자 했다.
즉 조신부는 금세기 컴퓨터가 시간과 공간의 개념에 대해 혼란을 야기시키고 있는 상황에서 실재와 허구의 무분별로 인한 「의미의 상실」 시대가 초래되고 있다는 것을 꼬집고 있다. 그리고 그 대안으로 「선」의 실체론적 해석을 제시하고 있다.
김복영 홍익대 교수(미술평론가)는 『조신부는 선의 가능성을 허구의 이미지와 결부시켜 가상세계를 비판하고자 하는 주요 모티프로 부각시켰다』고 설명하고 아울러 『가톨릭 사제이자 화가로서 그는 벼랑에 선 현대 미술의 또 다른 문턱에서 자신이 갈망하는 정신세계를 표출하고자 선의 해석에 접근하고자 했다는 것은 무엇보다 바람직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고 평했다.
조신부는 이번 출품작들에서 채색화, 숯에 의한 그림, 먹선에 의한 그림, 스테인드글래스 등 다양한 재료와 장르를 넘나들면서 선을 중심으로 하는 운필의 표정을 심화하는데 힘을 쏟았다. 이 가운데서도 먹선과 숯에 의한 갈필, 흘러내림과 긁어내기로 그는 자신의 인격과 특성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조광호 신부는 『사이버 공간안에서 시간과 공간의 부조화와 혼란으로 의미의 상실을 절감하며 살아가는 이 시대에 마지막으로 남게 될 회화적 요소는 몸과 마음과 혼이 실린 육필로 표현된 선(線)이라고 믿는다』고 밝히고 『전통적 의미의 회화가 종식되는 지점에 서서 나는 선이 태동되고 그 선이 동작을 형성하는 과정을 기록하고자 했다』고 덧붙였다.
※문의=(031)594-8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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