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 수도자 데니스의 영성
카르투시오회원인 이 수사 신부는 신학자이자 신비가이며 문필가이자 탈혼 박사(ecstatic Doctor)로 이름이 높다.
1402년 벨지움의 릭켈(Ryckel)에서 태어나 홀란드의 로에르몬트(Roermond)에서 귀천할 때(1471)까지 훌륭한 그리스도인으로 또한 수도자로 살았다.
20세 초반 쾰른 대학교에서 문학 석사를 받은 후 로에르몬트의 카르투시오 수도회에 입회하여 여러 가지 중요한 직책들을 수행하였으나 건강상의 이유로 사임하고 기도와 영성 문학 작품을 쓰기 시작해 많은 작품을 남겼다.
성경, 베드로 롬바르드, 보에티우스, 요한 클리마쿠스에 대한 주석서들이 있고 성 토마스 아퀴나스의 신학대전에 대한 개요를 썼다.
소품으로는 교회와 그리스도교 사회의 개혁에 대한 21개의 주제로 된 글을 남겼다. 그 당시에는 개혁의 바람이 불고 있었기 때문이지 만일 그렇지 않았다면 위로부터 경고를 받았을 것이다.
그는 취사선택하는 문필가였어도 상당히 분석적이고 비판적이어서 어떤 면에서는 상당한 권위를 지니고 있었다. 그리하여 로욜라의 성 이냐시오, 프란치스코 드 살, 알퐁소 리구오리 성인들도 그의 글을 인용할 정도였다.
그는 많은 영혼들을 관상기도에로 인도하였다. 그의 유명한 저서 관상론(De contemlatione)이 많은 이들에게 영향을 주었다. 그는 높은 수준의 관상기도는 하느님께 대한 부정적인 지식이어야 한다고 보았다. 이리하여 영혼은 사랑에 자극되고 지혜와 특별한 조명의 도움을 받아 하느님과 탈혼의 상태에 들어가게 된다.
하느님께 대한 부정적 지식은 창조주이신 하느님의 무한한 속성을 존중하는 긍정적인 면을 전제한다. 이 긍정적 지식은 지혜와 특별한 조명의 작용을 통해 맛을 느끼게 한다. 여기서 그는 「맛」과 「지혜」라는 용어를 사용한다. 이를 통하여 영혼은 하느님과 더불어 사랑스러운 지식을 체험하게 된다. 이런 체험이야말로 진정한 의미에서 신비적 관상이 된다.
그러나 관상기도에 몰두하는 사람은 이보다 더 크게 진보할 수 있다. 그리하여 하느님의 위대하심을 비록 충만히 체험하지는 못하지만 피조물에서 자신을 상당히 정화할 수 있다. 그러므로 관상기도에 힘쓰는 사람은 조명의 은총을 받아 창조물의 반영에서 하느님을 보지 않고 부정적인 방법으로 하느님께 접근한다.
이 때의 상태는 하느님을 좋은 분, 지혜로운 분 등으로 하느님의 속성을 논하지 않는다. 이런 것들은 모두 피조물에서 나온 개념들이다. 높은 단계에 들어가면 하느님을 더 이상 이런 식으로 표현하지 않는다.
그는 가끔 하느님을 최고선 위의 어떤 분(superbonissimus), 최고로 지혜로운 분 위의 어떤 분(supersapientissimus)으로 표현하기도 하였다.
따라서 높은 단계의 관상 기도를 하는 분은 무엇이라고 표현할 수 없는 위대한 분 앞에 그냥 침묵을 지킬 뿐이다. 관상가의 사랑이 충분히 정화되고 심화될 때 하느님의 특별한 은총으로 잠시라도 깊은 체험을 하며 그 앞에 머물 수 있는 것이다.
그는 신비 이론에 있어서는 위디오니시오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마지막으로 그의 소품(opuscula)에는 시편을 열심한 마음으로 읽는 법을 비롯하여 묵상, 내적 싸움, 극기, 내적 인간의 변화, 진보 등에 대한 주제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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