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도곡동본당(주임=김영환 신부)에서 매주일 오전9시 봉헌되는 영어미사가 주일학교 학생들 뿐 아니라 영어에 관심 있는 신자, 인근 거주 외국인들을 위한 맞춤 사목의 도구로 호평을 얻고 있다.
성 골롬반 외방선교회 패트릭 신부 주례로 진행되는 영어 학생미사는 해설과 독서, 신자들의 기도까지 학생들이 직접 영어로 진행한다. 원활한 미사전례를 위해 주일학교 교리교사들은 전 주에 전례를 담당할 학생을 선정, 한주간 연습시킨 뒤 미사전례에 참여케 하고 있다. 아울러 새로 찾아오는 학생들을 위해 영어미사 전례 인쇄물을 파일로 제작 배포하고 있다.
영어미사를 처음 시작한 올 3월까지만 해도 영어미사 봉헌에 서툴었던 학생들도 이제는 곧잘 능숙한 영어로 독서를 읽고 성가를 부르고 있다는 것이 교리교사들의 평이다.
주일학교 교감 손시내(사비나?28)씨는 『학생들이 영어로 미사를 봉헌하면서 성당에 오는 즐거움을 느끼게 됐다』며 『학생들 스스로 다음주 미사를 준비하면서 미사시간을 기다리게 되고 더불어 주일학교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게 됐다』고 말했다.
영어 학생미사는 당면한 주일학교 문제의 돌파구로써 기획됐다. 주일학교 교리는 고사하고 주일미사 조차 학원, 과외 등으로 등한시하는 요즘 학생들을 위해서는 특별한 프로그램이 필요했던 것.
학생들의 주일학교 생활에 동기를 부여키 위해 마련된 영어미사는 이같은 어려움을 해결하는데 안성맞춤이었다. 학부모들의 호응도 높아 미사참례 주일학교 학생수도 날이 갈수록 늘어났다. 한 학부모는 『이제 9시 미사는 온 가족이 봉헌하는 미사로 자리를 잡았다』면서 『아이들이 흥미를 갖고 미사에 참례하는 모습을 보니 가슴이 뿌듯하다』고 말했다.
본당주임 김영환 신부는 『입시 위주 교육에 찌든 학생들에게 학생미사 봉헌과 연이어 열리는 교리교육은 사실 벅차다』며 『학부모들도 학생들을 미사에 못보내는 것에 죄책감을 갖고 있던 차에 가족이 함께 미사도 봉헌하고 영어 학습감각을 익히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영어미사는 인근에 거주하는 외국인들을 위한 열린 사목의 장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이렇다할 홍보는 하지 않았지만 입소문으로 전해들은 외국인과 서울 거주 교포 신자들도 미사에 꾸준히 참례하고 있다. 그동안 미사봉헌을 하려면 거리가 먼 명동까지 발걸음을 옮겨야 했던 수서나 분당지역 외국인들도 자주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2000년 대치동본당에서 분가한 도곡동본당은 아직 기반이 채 갖춰지지 않은 신설본당임에도 불구, 영어미사를 통해 주일학교 학생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이끌어내고 더불어 상대적으로 사목활동이 어려운 외국인들을 위한 사목에도 역할을 다하는 「열린본당」으로 발돋움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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