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다 성숙된 성당 건축을 위해」
최근 성당 건축의 흐름을 성찰하고 향후 나아갈 방안을 모색해보는 뜻깊은 장이 마련됐다.
가톨릭화랑(관장=박항오 신부)은 6월 17일 오후5시 가톨릭 성당 건축 세미나를 개최했다.
단국대학교 김정신 교수의 발제로 시작된 이날 세미나에는 춘천교구장 장익 주교를 비롯해 성직자, 수도자, 평신도 그리고 건축가와 미술가 등이 대거 참여했다.
특히 이 세미나가 관심을 끈 것은 그동안 성당 건축과 관련해 모든 관계자들이 함께 허심탄회하게 얘기할 기회가 없었던 터에 한국 교회 차원에서 처음으로 이런 자리가 마련됐다는 점이다. 따라서 오랫동안 이런 만남의 장을 고대하던 본당 사목자들과 건축 관계자들은 현 한국 성당 건축의 현황과 과제에 대해 진지한 토론의 시간을 가졌다.
이날 김정신 교수는 최근 성당 건축에서 나타난 문제점에 대해 『흔히들 한국의 성당 건축은 서양 교회 건축양식을 그것도 거죽만을 여과없이 절대규범인양 받아들임으로써 우리의 전통건축문화와는 유리된 무국적의 건축이란 비판을 받는다』고 설명하고 『이젠 우리시대 고유의 문화와 감성을 담아낸 토착화 된 건축이 가능한 여건이 마련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한단계 성숙된 성당 건축을 위한 제언도 잊지 않았다. 김교수는 ▲신앙과 신학의 토착화를 위한 노력과 전문성이 존중되는 풍토 조성 ▲공의회 문헌에 대한 재검토, 설계과정과 교구 심의 개선 ▲교회건축을 주도하는 성직자와 건축가가 공유할 수 있는 공통 언어와 가이드라인 필요 ▲신학교 교과 과정에 교회건축, 미술에 대한 기초교육 마련 ▲건축가는 전례와 교회미술에 대한 이해와 함께 항상 기도하는 자세를 갖춰야 한다는 등의 향후 나아갈 방향을 제안했다.
발제에 이은 토론시간에는 『음향 시설의 중요성이 소홀하다』, 『전문적으로 연구하고 중재할 수 있는 연구기관 설립이 절실하다』는 등의 참석자들의 다양한 의견들도 개진됐다.
하지만 무엇보다 이날 주된 목소리는 성직자와 건축가, 신자들이 설계단계부터 충분한 검토와 조율을 가지며 대화하려는 노력이 우선돼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날 참석자들은 이제 이런 대화의 장이 물꼬를 튼 만큼, 향후 다양한 방법을 통해 성당 건축의 발전을 함께 모색할 수 있는 자리가 지속적으로 마련되어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는데 의견을 같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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