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는 부부가 결혼에 대한 가치관을 서로 나눔으로써 대화와 성장 안에 사랑의 관계를 만드는 운동이다. 그러한 성사적인 부부들은 사랑이 가득 찬 공동체로 세상을 변화시키려는 교회에 큰 활력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에서는 ME의 명칭에 대해 부부 일치운동, 부부의 만남, 행복한 부부운동 등으로 해석하기도 하지만 그 뜻을 정확하게 전달하기에는 충분하지 못하다고 판단, 매리지 엔카운터 또는 그 머릿글자를 따서 ME라고 부르고 있다.
ME의 시작
ME는 1952년 스페인의 가브리엘 칼보 신부가 착안했다. 당시 칼보 신부는 대부분의 가정 문제가 불안정한 부부 관계로부터 생긴다고 확신하고, 만일 부부 사이의 관계를 강화하도록 도울 수 있다면 동시에 청소년들도 돕게 되리라는 생각을 갖게 됐다.
칼보 신부는 부부를 위한 일련의 모임을 연구 개발, 1962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28쌍의 가난한 노동자 부부들을 실험적으로 실시한 최초의 매리지 엔카운터 주말에 참가시켰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이후 1966년에는 매리지 엔카운터 주말이 베네수엘라의 카라카스에서 실시되는 한편, 라틴 아메리카 여러 나라에 급속히 퍼져 나갔다.
미국에서는 첫 주말이 1967년 8월 노틀담 대학에서 실시됐다. 이 주말에 참석한 척 갤라거 신부는 주말강습 동안 부부들이 놀라운 변화를 일으키는 것을 체험, ME의 가능성을 확신하고 적극적으로 전파하게 됐다. 그 후 세계 각국으로 급속히 확산된 ME는 현재 약 90개국에서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한국 ME 도입
한국에서의 첫번째 주말(영어주말)은 메리놀회 마진학(Donald MacInnis) 신부와 미국인 부부 3쌍이 한 팀이 돼 첫 주말을 가진 것이 시초다. 이후 이 주말에 참가했던 한국인 부부에 의해 1977년 3월 수원 말씀의 집에서 부부 19쌍, 신부 4명, 수녀 2명으로 첫 번 째 주말이 실시됐다. 사 반세기가 지난 현재 ME 한국협의회 교구별 가족은 전국 15개 교구 11만4242명이다.
활동
ME 주말 프로그램은 2박 3일 동안(금요일 저녁부터 일요일 저녁까지) 총 44시간으로 집약된 과정이며 사제 한 명과 부부 세 쌍으로 이뤄진 봉사 팀에 의해 진행된다. 주로 주말에 이뤄진다고 해서 「ME 주말」이라고 부르고 있다. 부부 한 쌍과 사제가 주제에 대한 체험을 발표한 뒤 수강 부부들에게 각자가 대화할 질문을 주게 된다. 대화주제는 자기자신과 자신의 결혼생활에 대한 성찰, 하느님과 부부관계, 사회에서의 부부모습 성찰 등이 있다. 또한 각 본당별로는 주말 프로그램에 참가했던 부부들을 중심으로 매달 나눔모임을 갖고 있다.
주말프로그램에는 ME 경험이 1∼3년 된 부부를 위한 「쇄신주말」, 약혼 또는 결혼을 준비하는 젊은이들을 위한 「약혼자 주말」이 있으며, 이밖에도 「참부부가 되는 길」, 「참 부모가 되는 길」, 「본당은 우리」, 「기적을 이루는 사랑」 등의 프로그램도 열리고 있다.
올해로 한국도입 25주년을 맞는 ME는 내실을 다져 나가는데 힘을 모으고, 「아버지께로 가는 계속적인 대화생활」이라는 표어 아래 25주년 행사 계획 및 실천사항을 결정했다.
지난 2월 개최된 정기총회를 통해 ME 한국협의회는 성사적인 삶을 통한 부부의 일치를 위해 ▲매주 1회 이상 미사, 묵주기도 봉헌, 성서묵상 및 부부 성서대화 나누기 ▲ME 쉐어링 모임과 각종 모임에 기도와 대화생활, 본당 쉐어링 적극참여, 100일.6개월.매일 대화 권장 ▲부부 함께 여행하기, 부부, 조직활동 관계성에 우선 두기 등의 영성적, 정서적, 육체적 활동 실천사항을 정했다.
ME 한국도입 25주년 기념 전국행사는 올 10월 13일 과천시민회관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 ME 한국협 대표 하화식 신부, 조덕-이명숙 부부
“주님 사랑 가슴에 담는 성사적인 부부됩시다”
▲ ME 한국협 대표 하화식 신부와 조덕-이명숙 부부.
WWME(월드 와이드 메리지 엔카운터) 한국협의회 대표팀 하화식(춘천교구 퇴계본당 주임) 신부와 조덕(알렉산델?서울 문정2동본당)-이명숙(아녜스) 부부는 20여년 간의 ME활동은 신앙적인 부분뿐 아니라 개인의 삶 전체에 활력소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1977년 도입 당시부터 ME에 애정을 갖고 활동해 온 하신부는 『가정공동체에 초점을 둔 프로그램이라는 호기심과 더불어 부부가 함께 교회활동을 할 수 있다는 것이 매우 매력적이었다』며 『가정의 삶, 부부의 삶에 대해 항상 배우려는 자세로 임하게 돼 사제생활 전반에 큰 도움이 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혼률이 급증하고 가정파괴현상이 사회적인 쟁점이 되고 있는 상황에서 ME의 역할에 대해 하신부는 『혼인성사는 곧 하느님의 부르심이라는 개념을 이해하고 부부 대화를 통한 깨달음을 줄 수 있는 것이 바로 ME 활동』이라며 『비록 부부 문제해결을 위해 ME가 존재하는 것은 아니지만 올바른 부부생활을 위한 길잡이 역할을 하는 데에는 큰 몫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으로 한국 대표팀은 『부부간의 가치관 변화에 따라 현대적인 부부간 리더쉽 개발 및 성서를 통한 영성적인 부부일치를 이룰 수 있는 프로그램을 계속적으로 실행해 나갈 것』이라고 향후 한국 ME 계획을 덧붙였다.
『ME에 참가하는 부부는 타인이 닮고 실어할 정도로 그리스도의 향기가 날 수 있는 영성적인 모습이어야 한다』고 강조한 이들은 『하느님 사랑을 「닮고」 아울러 가슴속에 「담을 수」 있는 성사적인 부부가 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자』고 전국 ME 가족들에게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