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논란을 빚고 있는 생명복제 문제를 주제로 성직자와 의사, 철학자, 시민단체 회원들이 한자리에 모여 폭넓은 의견을 나눴다.
서울 가톨릭의사회(회장=김유영, 지도=이동익 신부)는 6월 20일 오후6시30분 서울대학병원 임상의학연구소에서 가톨릭의사회 회원과 의대생, 시민단체 회원 등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생명복제와 윤리」 주제 심포지엄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는 서울대 황우석 교수의 「생명복제 기술의 현황과 전망」, 가톨릭대 신학대 이동호 신부, 성균관대 의대 이강우(베드로) 교수의 「생명복제 기술발전에 따른 윤리적 문제」, 「생명복제와 의료인의 자세」 주제 발표가 진행됐다.
참가자 대부분은 이러한 심포지엄이 과학과 종교간 시각 차를 좁히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에는 동의하면서도, 「생명의 시작은 어디에서부터인가」, 「생명복제에 관한 대 사회적인 동의절차」와 같은 논란거리에 대해서는 여전히 큰 입장차이를 보였다.
이동호 신부는 인간생명의 성격에 대해 『인간의 생명은 수정된 순간부터 이미 하나밖에 없는 고유한 개체성, 즉 인격성을 지니기에 수정란의 분열을 통한 일련의 발육과정들과 성장 그리고 노화로 인한 죽음의 완결과정은 프로그램화된 단위생명체이며 분리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신부는 아울러 「생명복제기술의 윤리적 정당성 확보를 위한 원칙」들을 소개하고 『인간생명의 존엄성이 확보될 수 있는 윤리적 안전장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어떤 특정한 인격체, 즉 인간배아에서 간세포를 추출해 치료적 활용을 하는 것은 추출된 배아의 생명을 중단시키는 것이므로 부당하다』면서 교회의 가르침을 다시한번 강조했다. 또한 이신부는 생명복제기술에 적용 가능한 그리스도교 윤리원칙을 소개하면서 『「네 이웃을 네 몸처럼 사랑하라」 「살인하지 말라」 등의 계명을 지키는 테두리 안에서 생명복제의 윤리적인 정당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생명복제와 의료인의 자세」 발표에 나선 이강우 교수는 『우선 가톨릭 의료인들이 생명복제 기술 문제에 대해 올바른 지식을 갖고 있어야 한다』고 전제하고 1997년 발표된 미국 가톨릭교회 생명권위원회가 밝힌 입장에 대해 설명했다.
아울러 이교수는 T.L 분참과 J.F차일드레스가 제안한 생명의료윤리 4대 원칙 즉 「자율성 존중원칙」, 「악행금지의 원칙」, 「선행의 원칙」, 「정의 원칙」에 관해 『환자를 통한 경제적 이득이 연구의 주요한 동인(動因)으로 작용돼서는 안되며 환자의 자율성이 존중되는 연구가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사회정의에 일치하는 가에 대한 전문가 집단의 고찰도 필요하지만 이와 함께 일반인들이 느끼는 정의 또한 고려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가톨릭대 의대 김중호 신부는 심포지엄 총평을 통해 『그간 생명복제와 관련된 문제는 사안의 미묘함과 복잡성으로 인해 논란을 빚어 왔고, 수많은 심포지엄과 토론을 거치면서도 풀이될 수 없는 문제로 남아있다』며 『이러한 자리를 통해 교회와 생명공학자들간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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