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다이즘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에제키엘은 유배기간 중에 부르심을 받아 민족비극의 한가운데에 서게 되었다. 먼저 여기서는 에제키엘의 생애와 활동의 역사적 배경을 살펴보고자 한다.
에제키엘은 사제 가문에 속하며 부지(Buzi)의 아들로서 여호야긴 왕과 함께 첫번째 포로로 잡혀서 바빌론으로 끌려간 유다의 지도급 인사 중의 하나이다(1, 1~3).
그는 포로로 잡혀간 지 5년째 되던 해 30세에 '그발' 강가에서 현시중에 야훼께 불림을 받았다. 처음에는 마지못해 하느님의 명령에 응한다. 그는 『네 동포 유배자들에게 가서 일러라』라는 사명을 받는다(3, 11). 이로서 야훼께 사로잡힌 몸이 되어 이스라엘을 지키는 파수꾼으로 임명되었다(3, 17). 이렇게 시작한 그의 예언활동은 예언자의 이름 『하느님께서 강하게 하신다』라는 의미처럼 유배자들과 팔레스티나에 남은 동포들을 대상으로 민족의 멸망을 가차없이 선포했다. 그는 엄격한 규범과 규정 속에 사는 사제이면서, 동시에 그러한 것을 초월하는 예언자이다. 또한 정열적인 설교가인 동시에, 모든 것을 아주 정확하게 기술하는 저술가이기도 하다. 또 열정적이면서 동시에 심사숙고하고, 이상주의자이면서 현실적인 사람이다.
그는 바빌론에 있던 동족들에게 신성하다고만 믿어 왔던 예루살렘이 마침내 파괴되고 만다는 사실을 그의 극적이면서 상징적인 행동을 통해 알렸다. 그의 상징적인 행동들은 선민사상에 중독되어 안일한 구원관으로 희락하는 낙관주의자들이나 절망에 빠져 무력해진 사람들에게 대단히 강한 인상을 주게되었다. 그리하여 그들이 그 뜻이 무엇이냐고 물어올 때 행동 뒤에 숨은 하느님의 메시지를 전달했던 것이다.
그리고 그는 결혼했으나 예루살렘이 망하던 해(기원전 587년)에 사랑하는 아내를 잃었으며(24, 15~19) 그 자녀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 없다.
에제키엘은 불림을 받고 20여 년간 예언활동을 하다가 기원전 571년(29, 17)경 그 활동이 끝났으며 그의 최후는 유다 전승에 의하면 이교도가 된 자기 동포를 견책하다가 그 반역자의 손에 살해되었다고 전해진다.
에젤키엘은 대 전환기의 소명을 받아 멸망해 가는 세계와 새롭게 일어나는 세계에 중간에 섰던 예언자이다. 그당시 (기원전 612∼539)의 국제 정세는 제국의 교체가 있을 때였다. 아시리아 제국의 멸망(기원전1300∼612)과 함께 신 바빌론 제국의 성쇠(기원전605∼539)에 따른 페르샤 제국의 발흥(기원전539∼333)을 역사는 말한다.
605년, 근동의 주역은 바빌론의 젊은 장군 느부갓네살이었으며 그는 비옥한 반달 지대 전역을 거쳐 이집트에 이르는 중동 세계의 대부분을 차지하였다. 이때 유다인들은 친 이집트파와 친 바빌론파로 갈려 내적 파벌과 외세의 침입에 위협받아 나라의 뿌리가 와해되고 만다. 두 차례에 걸친(1차 기원전 597년, 2차 기원전 587년) 밧줄로 묶인 포로 행렬은 죽음의 행군 바로 그것이었다. 선민 이스라엘은 우상의 도시 바빌론에 버려진 채 온갖 잡동사니의 도전을 받아야 했다. 따라서 야훼 유일 신앙에도 큰 위협이 초래되면서 그들은 도시의 건설공사나 지주들의 손아귀에서 노동으로 목숨을 연명해야만 했다. 이렇게 정신적?육체적으로 허허벌판에 버려진 채 희망의 빛이라곤 전혀 보이지 않는 위기를 겪는 백성에게 약속에 성실하신 하느님은 예언자 에제키엘의 소리로 동포들에게 다시 본국으로 복구될 희망을 던져주고 있다.
에제키엘은 포로민 가운데 위로와 영적 조언을 주는 구심점이 되면서그의 모든 활동은 사람들이 새 마음을 지니고 하느님과 함께 사는 것을 그 목표로 한다. 하느님께서 당신 친히 택하신 백성들을 통해 온 인류를 축복하시려는 구원의지를 에제키엘 안에서 생생히 묘사해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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