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와 응답」이라는 신비로운 하느님 체험이 주는 감동을 신자들과 나누고 싶었을 따름입니다』
지난 6월 30일 또 하나의 새로운 성당을 봉헌함으로써 모두 5개의 성당을 건축한 흔치 않은 기록을 지니게된 서울대교구 문정2동본당 주임 김충수(58) 신부는 하느님과 대화하는 삶에서 힘을 얻어왔음을 털어놓는다.
한 사제가 재임 기간동안 성당 한두개를 짓는 것도 쉽지 않은데 무려 5개의 성당을, 그것도 본당을 옮겨 다닐 때마다 연이어 짓기는 유래 없는 일이다.
좀더 편하게 사목할 수도 있었음에도 예견되는 어려움을 피하지 않았던 김 신부, 첫 주임을 맡았던 가좌동본당을 비롯해 지금껏 거쳐온 6개 본당 가운데 4개 본당이 새로 분리된 본당이었기에 그의 삶은 더욱 이채롭다.
이런 그를 두고 동료 사제들은 「건축공」이라는 별칭까지 붙여주며 그의 용기와 추진력에 감탄사를 쏟아내기도 했다.
성당을 짓기로 결정할 때마다 사막 한가운데 선 듯한 막막함을 느꼈다는 김 신부는 그런 가운데서도 용기를 낼 수 있었던 것은 하느님께 대한 믿음 때문이었다고 말한다.
성당 신축에 따르는 숱한 어려움을 경험해보지 않은 이들은 모를 것이라는 그는 그러면서도 아직 「몫」이 남아있다고 밝힌다.
『하느님 사업은 시작하면 망하는 법이 없음을 순간순간 깨닫게 됩니다』
사람의 힘으론 불가능해 보여 고뇌에 빠져들 때면 여지없이 하느님의 응답이 전해져왔다고 밝히는 김 신부는 모든 것은 하느님께서 마련해주신다는 「야훼 이레」의 신비를 고백한다.
『화전(火田)을 일궈야 근근이 입에 풀칠을 할 수 있는 어려운 가운데서도 품값을 모아 성전 건립을 위해 내놓던 신자들 앞에서 조그만 욕심마저 재가 되어버리는 듯 했습니다』
이런 체험들이 사제의 길을 걷도록 이끌어주고 있다고 털어놓는 김 신부는 자신을 믿고 따라주는 신자들에게 감사할 따름이라고 말한다.
『하느님의 일을 하는 것이 가장 좋은 기도이자 삶입니다. 성령이 함께 하심을 깨닫고 체험하게 되니까요』
「하느님 집」을 지으며 공동체를 존재하게 하는 또 하나의 바탕인 「서로에 대해 헌신적인 삶」을 나누고 싶다는 김 신부의 바람은 오늘을 살아가는 신자들에게 쉽지 않지만 기꺼운 선택의 길을 들려주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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