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29일 오전9시 중국 텐진교구 시가이(西介)주교좌성당에서 거행된 리동 신부 서품식 및 축하식은 초기 한국교회를 도운 중국교회에 대한 보은의 첫 열매이면서, 한, 중 신자들이 그리스도 안에 일치하는 자연스러운 친교의 자리로 승화됐다.
특히 이날 서품식은 리동 신부의 영명축일인 베드로, 바오로사도 대축일에 거행돼 두배의 기쁨을 안겨줬다.
▲ 서품식 도중 스훙신 주교로부터 성작을 수여받고 있는 리동 신부.
▲ 서품식 도중 김수창 신부가 리동 신부에게 안수하고 있다.
▲ 리동 신부가 서품식 후 한국 신자들과 축하인사를 나누며 감사의 눈물을 짓고 있다.
▲ 첫 강복하고 있는 리동 신부.
서품 당일 저녁 한국 은인 위한 첫미사 봉헌
◎…이날 서품미사에서는 텐진교구 사제단과 공동집전한 김수창 신부, 정광웅 신부, 최기섭 신부 등이 새 사제를 안수해 더욱 눈길을 끌었다. 또한 리동 신부는 서품식 후 부모님에 이어 한국인 사제들과 신자들을 가장 먼저 축복했으며, 같은 날 오후7시 한국교회 은인들을 위해 첫미사를 봉헌했다.
물적 예물 일부 불우 이웃 돕기로 내놓아
◎…서울대교구 한국순교자현양위원회(후원회장=여규태, 위원장=김수창 신부) 회원들은 이날 서품식 후 열린 축하식에서 미사 영성체 및 십자가의 길, 사제를 위한 기도, 성체조배, 희생 각각 1000번, 묵주의 기도 5000번의 영적예물을 리동 신부에게 전달했다. 여규태 후원회장은 『중국 사제양성과 한중 교회의 친교에 작은 도움이 되어 기쁘다』고 말하며 『특히 리동 신부의 축일에 서품식까지 겹쳐 더욱 경사스럽다』고 서품식 참가 소감을 밝혔다. 또한 리동 신부가 머물렀던 서울대교구 여의도동본당 신자 및 서품식 참가 신자들도 영적, 물적 예물을 전달했으며, 동양화가 김정자 화백은 자신이 직접 그린 십자가의 길을 리동 신부에게 선물해 눈길을 끌기도. 특히 리동 신부가 한국 유학시절 성서공부를 참관했던 명동본당 성서백주간팀은 몇 달 전부터 리동 신부를 위한 영적?물적 십일조를 모아 전달했고, 리동 신부는 물적예물 중 일부를 어려운 이웃을 위한 기금으로 내놓아 연이은 나눔의 사랑을 보였다.
리동 신부 부모 “한국교회에 감사”
◎…리동 신부의 부모 리밍허(李明 ), 리휘팡(李惠方)씨 및 가족들은 『무엇보다 큰 관심과 사랑을 베풀어준 한국교회 신자들에게 감사하다』며 거듭 인사를 전했다.
주교좌 본당 보좌 및 교구장 비서 발령
◎…리동 신부도 서품식 전후 인사말을 통해 『앞으로 한국과 중국교회의 일치를 돕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하며 한국의 사제들을 본받아 사제간 일치와 교회 발전에 책임의식을 갖고, 겸손한 가운데 성실히 사목활동에 나서는 「작은 사제」가 되도록 노력할 것』이라는 뜻을 밝혔다. 리동 신부는 서품 후 텐진교구장 비서 및 시가이주교좌본당 보좌의 직무를 맡았으며, 앞으로 신학생 양성에도 힘을 보탤 예정이다.
텐진교구장 한국 신자 축하연 마련
◎…서품식 후 텐진교구장 스훙신(石鴻臣) 주교는 한국 신자들을 환영하며 중국인 사제양성에 물심양면으로 지원한 한국신자들에 감사를 표하는 축하연을 마련했다. 스훙신 주교는 『서로의 교회를 위해 기도하자』고 말하며 거듭 감사와 환영의 인사를 전했다.
◎…축하연에서는 런아이(仁愛) 수도회 수녀, 리동 신부 및 동료사제, 한국순교자현양위 관계자 등이 축하의 노래를 부르는 등 따뜻한 친교의 장을 연출했다. 특히 스훙신 주교는 「거룩하고 보편되고 사도로부터 이어오는 교회」라는 뜻의 그레고리오 성가를 축가로 부르며 한중 교회 일치의 희망을 드러내기도.
◎…스훙신 주교는 서품식 후 또한 한국사제들과 만남의 시간을 갖고 중국인 사제양성에 관한 지원에 관한 감사의 뜻을 전하며 서품식에 참가한 한국신자들에게 묵주와 텐진교구 화보집 등의 기념품을 전달했다. 리동 신부도 첫미사 후 한국신자들에게 십자가 등 기념품을 전달하며 헤어짐의 아쉬움을 달래기도.
서품식 거행된 주교좌성당 인산인해
◎…이날 서품식은 중국교회 신자들의 깊은 신심을 엿볼 수 있는 자리이기도 했다. 서품식 당일 시가이주교좌성당은 신자들로 만원을 이뤘으며, 중국 신자들은 미사책도 없이 그레고리오 성가를 합창하며 전례에 적극 참여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이날 서품식에는 가족단위로 참여한 신자들이 다수 눈에 띄기도. 또한 런아이(仁愛)수도회 수녀 50여명도 자리를 함께했다.
◎…이날 행사에 참여한 성정수(엘리사벳)씨는 『무엇보다 중국신자들의 경건하고 자연스러운 전례참여 모습에 감동했다』며 『앞으로 중국교회가 쇄신의 길을 걷고 더욱 발전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한편 서품식에 참가한 한국신자들은 베이징교구 북당 및 남당 등을 순례하며 중국교회의 역사를 경험하고 신심을 다지는 시간을 가지기도.
텐진 교구 22일부터 한국어 미사 봉헌
◎…또한 텐진교구 시가이주교좌본당에서는 7월 22일부터 리동 신부 주례로 한국어미사 봉헌하며 교구 내 한국신자들의 신앙생활을 도울 예정이다.
왕지앤공 부제는 8월 17일 수품
◎…리동 신부와 함께 한국에서 유학한 산시성 타이위앤 교구 왕지앤공 부제의 서품식은 8월 17일 타이위앤교구 해방촌성당에서 거행된다. ※참가단 문의=(02)727-2527 순교자현양위원회
▲ 서품식 전경.
▲ 한국순교자현양위원회 신자들과 함께 기념 촬영.
▲ 스홍신 주교가 한국 사제단과 신자들에게 강복하고 있다.
■ 리동 신부 서품식 참가한 김수창 신부
"북한 선교에 돌아가는 길"
▲ 김수창 신부
서울대교구 한국순교자 현양위원회 위원장 김수창 신부는 6월 29일 중국 텐진교구 시가이주교좌성당에서 거행된 리동 신부 서품식에 참가, 그 의미를 부연했다.
김수창 신부는 "중국 교회는 공산화로 그동안 원치않게 침체의 길을 걸어왔지만 최근 다시 일어서려는 희망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한국교회가 받기만 하는 교회가 아니라 나누어주는 교회로 자리매김하는 가운데, 중국교회에 대한 다양한 지원은 보은의 기회일 뿐 아니라 동북아 선교의 발걸음을 다지는 뜻깊은 자리'라고 말했다.
"특히 선교에도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김신부는 "우리의 선교역량을 중국과 몽골 등 동북아시아 복음화에 집중해 더욱 효과적인 선교활동을 펼칠 때"라고 밝혔다.
우리나라와 일본은 동북아시아, 아프리카의 선교는 유럽, 동남아는 필리핀과 베트남교회, 남미는 미국과 스페인 등이 나서야한다는 것이 김신부의 설명.
김수창 신부는 또한 "심양과 단동, 연길교구 등의 신학생 및 성소자를 지원, 북한교회 복음화에 한몫 할 수 있길 희망한다"고 밝히고 더욱 많은 신자들의 관심과 지원을 부탁했다.
순교자현양위원회는 앞으로도 "김대건 장학금" 등을 활용, 중국 신학생 양성 등을 꾸준히 지원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