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역동성 확인”
⊙…세페 추기경은 이번 방한에 이태리 알리페-카이아초교구 피에트로 파리나 주교를 대동했는데 파리나 주교는 이태리 남부 깜빠나 지역 주교회의 선교담당으로서 세페 추기경의 한국 몽골방문에 동행했다는 전언. 파리나주교는 『선교잡지에서만 보던 한국교회의 역동성을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면서 『또한 수도자들이 외방선교에도 관심이 많은 모습을 보면서 한국교회의 성숙함을 느낄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파리나주교는 사석에서 한국과 이태리의 축구경기에 대해 이야기가 나오자 1966년 월드컵에서 이태리가 북한에 패배하고 이번 월드컵에서 남한에 다시한번 패한 것을 염두에 둔 듯 『한국에는 두 개의 악마가 있다. 하나는 북한에, 다른 하나는 남한에 있다』고 조크했다.
⊙…방한기간동안 세페 추기경은 공식 행사 인사말 첫머리에 항상 한국말을 사용해 참석자들의 아낌없는 박수를 받았다. 미사 때는 성호경을 천천히 한국말로 했으며 강론을 할 때는 『찬미 예수님』이라는 인사말을 잊지 않았다. 그외에도 『아름다운 한국말을 잘하고 싶은데 조금밖에 못해요 반갑습니다』『로마에서 다시 만나요』등의 한국말을 구사, 친근함을 표시했다. 세페 추기경은 한국어 인사를 위해 로마에서부터 연습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에서의 첫 공식일정을 서울 절두산순교성지에서 「신자들과 함께 하는 미사」로 시작한 세페 추기경은 미사에 앞서 순교박물관을 둘러보는 한편 유해실에서는 순교자들의 고귀한 순교정신을 기리는 기도를 올렸다. 주모경과 함께 「순교자들이여 우리를 위하여 빌으소서」로 기도를 끝맺은 추기경은 특히 신유박해때 순교한 유중철 요한 이순이 누갈다 동정부부의 사연에 『처음듣는 순교사화』라며 주의깊게 관련 이야기를 경청했다.
절두산 성지에 대한 애정 표명
⊙…절두산순교성지에서의 미사후 세페 추기경은 성당밖에서 환영의 박수로 맞이하는 신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교황님께서는 한국신자 모두에게 당신의 강복을 전한다는 것과 특별히 사랑한다는 말씀을 전해 달라 부탁하셨다』면서 『교황님께서는 여러분들을 정말로 사랑하고 계신다』고 거듭 강조했다. 박물관측으로부터 절두산성지 모형을 선물받은 세페 추기경은 『한국신자들의 열성적인 신앙과 비교할 때 성지가 너무 작다』고 아쉬움을 표하고 『성지가 확장된후 새성전 축복식때 다시 한국을 방문하게 되었으면 한다』며 절두산 성지에 대한 애정을 보였다.
▲ 절두산 성지를 방문한 세페추기경 등이 '신자들과 함께하는 미사'를 주례하고 있다.
⊙…세페 추기경은 행사중 인사말이나 기자회견등에서 다양한 비유나 인용을 통한 문학적 표현을 즐겨했다. 기자회견때에는 「내 인생 중턱에 서서」라는 단테 「신곡」의 첫 구절을 인용, 『한국방문을 하면서 인생의 멋진 중턱에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사제서품식에 참석한 후에는 바오로 사도의 말처럼 『세번째 하늘에 있는 듯 하다』(고린토후서 12장 2절 , 주님이 보여주신 신비로운 영상과 계시에 대한 언급 부분)는 말로 감명의 정도를 표했으며 한국교회의 성장세에 대해서는 회칙 「교회의 선교사명」에서 언급되는 「새로운 봄」에 댓구인 듯 「위대한 봄」이라는 비유를 썼다. 또한 한국교회에서의 체험을 『콜롬부스의 미대륙 발견과 같이 위대하고 경이롭다』고 말했으며 한국교회의 아름다움은 『한 기적에서 다른 기적으로 옮아가는 것』이라고 얘기했다.
▲ 서울대교구 사제서품식에 참가한 세페 추기경(제일 왼쪽).
“신흥종교 등이 새로운 도전”
⊙…7월5일 한국주교단과의 간담회에서 세페 추기경은 한국교회의 새로운 도전들로 「입시위주 경쟁적 교육제도」「혼종혼」「신흥종교」를 꼽았다. 추기경은 『매우 경쟁적인 교육제도는 청소년들을 오랫동안 신앙생활에서 멀어지게 하고 있으며 혼종혼 문제도 심각하다』면서 『그리스도인 배우자들이 한국사회와 같은 독특한 사회에서 신앙을 증언할 수 있도록 배려해 주어야한다』고 주교들에게 당부했다. 이와함께 추기경은 『세속화의 결과로 한국에서 확산되어 가고 있는 신흥종교들도 한국교회가 겪는 또 다른 도전』이라고 전했다.
▲ 7월 5일 가진 한국주교단과의 간담회 장면.
⊙…7월5일 오전 11시 김대중 대통령 방문에 대해서 세페 추기경은 「의전상의 방문」이었다고 말하고 『우호적이고 정중한 분위기에서 대화가 이뤄졌다』고 밝혔다. 교황의 두 번에 걸친 한국 방문과 김대통령이 교황을 방문했던 내용들이 화제에 올랐던 것으로 전해졌다.
⊙…43명 부제가 사제로 서품된 7월5일 서품식에서 정진석 대주교와 함께 예식을 주례한 세페 추기경은 서품식장을 가득 메운 신자들의 모습과 유럽교회에서 찾아보기 힘든 40여명 새사제들의 탄생에 「splendid」(훌륭한 웅대한 )라는 표현만을 계속할 만큼 놀라움을 드러냈다. 추기경은 서품예식전 강론을 통해 『한국교회 상황을 고려해 여러분에게 당부한다』면서 『그리스도께서 당신의 죽음과 부활로써 우리에게 주신 완전한 구원의 분배자, 헌신적이고도 확신에 찬 분배자가 되어달라』고 요청하고 『특히 고통받는 사람들에게 다가가야 한다』고 역설했다.
수원 부곡본당 열렬한 환영행사
⊙…크레센시오 세페 추기경을 맞은 수원교구 부곡본당(주임=정연혁 신부)은 한마디로 축제 분위기. 「부곡성당 방문하심을 환영합니다」란 플래카드를 한국어와 라틴어로 내건 부곡본당 신자들은 성당입구에서부터 태극기와 교황기를 동시에 들고 열렬히 환영의 뜻을 표했다. 이날은 평일인데도 불구하고 500여명의 신자들이 추기경 환영을 위해 참석하는 열의를 보였다.
⊙…세페 추기경은 부곡본당에서 미사를 집전하며 신자들에게 첫 인사를 건네며 『아름다운 한국말을 전달하고 싶은데 조금밖에 못해요』라고 운을 뗀 뒤 『반갑습니다』라고 서툴게 한국말을 해 신자들의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세페 추기경은 또한 강론을 통해 『오늘 저는 여러분들에게 교황님의 따뜻한 사랑과 축복을 전하기 위해 이 자리에 왔다』고 전하고 『오늘 부곡본당 신자들이 너무나 환대를 해준데 대해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저는 이곳에서 천국의 하느님을 보았다』고 감격해 했다. 아울러 수원교구장 최덕기 주교는 인사말을 통해 『우리 교회에서 유일하게 본당을 방문한 곳이 부곡본당이어서 참으로 감격스럽고 추기경님께 감사하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 수원교구 부곡성당에서 아기를 안은 세페 추기경이 환영 인파에 쌓여있다.
▲ 세페 추기경이 광주대교구장 최창무 대주교에게 대주교의 권위를 상징하고 교황청과의 일치와 친교를 드러내는 빨리움을 수여하고 있다.
▲ 세페 추기경이 주교회의 의장 박정일 주교로부터 기념품을 전달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