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 아빠!/ 어느 날 알게 되었지요/ 오줌을 누면서/ 저의 몸에도 날마다/ 아주 작은 시냇물이/ 흐르고 있다는 걸/ 신비로운 몸과 마음의/ 하느님 아빠/ 찬미 받으소서』(「아주 작은 시냇물」전문)
가르멜 봉쇄수도자의 기도시집. 「십자가 마리아」라는 수도명을 가진 한 수녀가 자신과 주변의 꾸밈없고 진솔한 모습들을 따스한 시선으로 바라봤다.
서정적이며 정감어린 언어로 써 내려간 106편의 시에는 농사를 통해서 얻는 자연과의 일체감, 사물을 바라보는 시선, 이 세상 모든 것을 감히 다 끌어안고 사랑하려는 구도자의 열정이 곳곳에 녹아 있다. 아울러 저자는 세상과 인연을 끊은 몸이지만 자신의 마음과 눈은 닫히지 않고 사랑으로 열려있음을 솔직하고 꾸밈없는 시어의 고백을 통해 보여준다.
이해인 수녀는 「첫 시집에 부치는 글」에서 『이 시는 시라기보다는 아주 짧은 단상이며 일기를 연상하게 하는 간결한 문체는 진실함의 향기로 가득하다』고 말했다.
아름다운 시어들을 혼자 간직하기에는 벅차 한 권의 시집으로 엮었다는 황혜경(루치아)씨는 현재 한국문인협회.가톨릭문우회원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십자가 마리아/황혜경 엮음/선우미디어/132쪽/6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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