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따라 본지는 3주간에 걸쳐 예술가와 함께 떠나는 문화기행을 마련하며 이번 주는 국악인 강영근 교수(베드로.이화여대 한국음악과)와 「우리의 것」을 찾아 떠나본다.
◈ 판소리의 본고장 전라도
전라도의 아름다움은 아마도 우리의 깊은 소리가 젖어있기 때문이 아닐까.
섬진강 줄기를 따라 남도의 구수하고도 멋들어진 아름다운 풍경을 즐기는데 잊지 말아야할 것은 바로 판소리다.
지역에 따라 조금씩 다르게 전승된 판소리는 전라북도와 전라남도를 거쳐 남해로 흘러가는 섬진강 서쪽의 광주, 나주, 보성과 같은 곳에서는 서편제를 많이 불렀고 동쪽의 운봉, 구례, 순창과 같은 곳에서는 동편제가 많이 불렸다.
서편제는 영화를 통해 익히 알려져 있을 뿐 아니라 부드러우면서도 구성지고 애절한 기교가 넘치는, 우리가 흔히 들을 수 있는 판소리 대부분이 그것이다.
그러나 필자는 사람들에게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절개가 있고 역사적 뿌리가 깊은 동편제의 소리와 발상지 운봉읍을 권하고 싶다. 창법이 웅건하고 청담한 동편제에는 무엇보다 음악적인 기교보다 판소리의 철학이 느껴진다.
이제 동편제를 흠뻑 취해봤다면 녹색융단을 깔아놓은 듯한 보성의 차밭도 들러보고 서편제 판소리 공연을 즐겨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운봉읍사무소(www. unbong.or.kr)
◈ 안동 하회탈춤
하회탈을 바라보는 것만큼 또 즐거운 일이 있을까.
경북 안동에 위치한 하회마을은 「냇물이 마을을 감싸 돌아 흐른다」고 하여 「하회」라 이름 붙여졌다. 풍산 류씨들의 동성촌락으로 수려한 자연경관과 문화적 전통을 함께 갖춘 곳이다.
하회마을을 둘러보고 옛 선비들의 생활상을 엿봤다면 그 다음엔 서민의 해학이 어우러진 하회탈춤을 즐겨보자. 영국 엘리자베스 여왕도 흥겨움에 겨워 발장단을 추었던 이 춤놀이는 매년 9월말부터 낙동강변과 하회마을에서 펼쳐진다.
여름철엔 축제분위기는 느낄 수 없지만 탈박물관에서 하회탈의 진수와 탈춤을 만날 수 있다. 240여 평의 전시장엔 한국관, 세계관을 비롯해 야외놀이마당, 연구실로 구성돼 있으며 야외놀이마당에서는 정기적으로 탈놀이 공연을 하고 있다. 또한 안동은 유교문화의 원산지로 도산서원, 민속박물관을 둘러보며 선조들의 삶을 되돌아보기에도 좋은 곳이다. ※안동하회탈 박물관(www.mask museum.com)

▲ 민족의 해학을 담은 안동 하회탈춤의 한 장면.
서울 종로구 훈정동에 위치한 종묘(宗廟).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세계가 인정하는 한국의 미(美) 가운데 하나다.
종묘제례악은 무형문화재 1호로 한국의 소중한 자산임에도 불구하고 종묘를 찾는 이도, 종묘제례악에 관심을 갖는 이도 아주 드물다. 휴가철 서울을 벗어나기 힘들다면 서울 시내에 자리한 종묘를 찾아 조선조 시대의 문화를 만나보자.
종묘는 조선 왕조의 역대 왕과 왕비, 그리고 사후에 왕으로 추존된 왕과 왕비의 신주를 모시고 신명과 교접하며 제사를 행하던 사당으로, 의례를 중요시하는 유교 사회의 제례를 위한 으뜸되는 공간이다.
매년 5월 첫째 주일이면 이씨 종친들이 모여 하루종일 제사 지내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예전까지만 해도 춘하추동 사계절마다 국가적인 차원에서 종묘제례를 지내왔으나 71년부터 매년 한번씩만 종묘제례악과 악장과 일무를 동시에 연행하고 있다. ※국립음악원(www.ncktpa.go.kr)